미국 공립학교에서 인종 분리 교육 정책이 철폐된 지 60주년을 맞았으나 심해진 빈부 격차 탓에 도리어 인종 분리 교육이 부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민권 프로젝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러한 현상을 15일 짚었다.
보고서는 흑인 또는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에 대한 주택 임대·공급의 차별로 백인은 백인 학교, 흑인은 흑인 학교, 히스패닉은 히스패닉 학교로 몰리는 현상을 낳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현상은 대도시로 갈수록 두드러졌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주택 차별은 백인 거주 지역에 가난한 소수 인종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주택 임대 등을 차단하는 것으로 소수 인종의 주류 사회 편입을 막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연구진이 2011-2012학년도 공립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백인 학생의 73%는 백인 학생이 다수를 이루는 학교에 다녔다.
이에 비해 흑인은 28%만 백인 다수 학교에 진학했을 뿐 절반에 가까운 49%는 흑인 다수 학교에 등록했다.
히스패닉 학생의 57%도 학생 비율에서 히스패닉계가 압도적인 학교를 택했다.
상대적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은 흑인·히스패닉보다 높은 39%가 백인 다수 학교에 다녔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주·텍사스주의 경우 히스패닉 학생의 절반 이상이, 뉴욕·일리노이주·미시간·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흑인 학생의 절반 이상이 각각 90% 이상 소수 인종으로 구성된 학교에 등록했다고 소개했다.
서부에서는 히스패닉계가, 북동부에서는 흑인 학생이 고립되는 모양새다.
경제 환경 탓에 인종끼리 따로따로 뭉치면서 공교육의 질도 큰 차이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이 중급 이상의 교육을 받는 데 반해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지도 경험이 적은 선생님으로부터 제한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 전원이 거의 흑인인 시카고 월터 H. 다이에트 고교는 학생들에게 체육·미술·음악 수업을 하지 않고, 미국 대학이 입학 전형 때 높게 치는 선행학습도 온라인으로만 제공하는 형편이다.
존 루리 캔자스대학 교육학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공립학교 인종 분리 교육 철폐 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많이 중단되고 또 역행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54년 5월 17일 ‘브라운 대 토피카 교육위원회’ 재판에서 공립학교에서의 불평등한 인종 분리 교육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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