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포커스
▶ 빈주먹 위협, 미국 위상 타격 비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의 외교력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호한 대응을 필요로 하는 국제적인 문제가 터질 때마다 ‘빈주먹 위협’을 날리는 것으로 일관했다.
후속조치가 따르지 않는 ‘맨손 빈말’에 의존하다보니 그의 경고 메시지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헛바람 같은 경고가 거듭되자 국제사회는 오바마를 ‘양치는 소년’으로 간주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영향력은 눈에 띌 만큼 축소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뢰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그의 신뢰성은 시리아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시리아가 반정부군을 겨냥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다마스커스 정부가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침범한데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화학무기 폐기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응징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엄포를 날렸으나 시리아의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고, 미국은 결정적 개입시기를 놓친 채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오바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시종 ‘헛기침’만 토해내고 있다. “러시아가 개입할 경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익숙한 경고의 연속이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빗 이그나티우스는 2일 CBS 뉴스에 출연 “오바마의 마지막 경고가 나간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개입이 시작됐다”며 그의 흐리멍텅한 대응을 질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바마의 경고에 콧방귀를 뀌었고, 미국의 위상은 또 한 차례 타격을 입었다는 푸념도 나왔다.
이그나티우스는 “오바마는 아직도 미국의 직접적이고 강력한 개입을 고려조차 하고 있지 않으며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기득권 주장이 지닌 수사적 허점을 드러내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소치에서 6월에 열릴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손을 강압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오바마의 외교 전략이 강력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비군사적 대안이 많이 있긴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성이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약발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의 외교·국방청책 담당인 대이넬플레트카 부사장에 따르면 푸틴은 오바마의 수를 읽고 있다. 말만 앞세울 뿐, 강력한 행동을 보여주지 못한 과거의 패턴을 익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
오마바를 향한 공화당 지도자들의 입은 더욱 험하다. 린제이 그래함 상원의원은 2일 “TV에 나와 국제사회의 건달들에게 겁을 주려하는 시도는 더 이상 먹히지 않으니 제발 중단하라”고 비아냥댔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도 “푸틴은 체스를 두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오바마가 지난 2009년 폴란드와 체코공화국에 제안했던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막 구축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러시아는 오바마를 만만한 상대로 얕잡아 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푸틴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체첸과 그루지아 등 구소련 위성국들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과시했다.
국제사회는 이번에도 러시아의 초강수에 오바마가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한다. 푸틴은 본격적인 군사개입까지 가지 않고도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번 싸움은 오바마의 판정패로 끝날 공산이 높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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