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이 지난5일 서거하자, 전세계적 반응과 관련 소식이 한국의 뉴스방송시간에도 매번 언급되고, 신문에도 화보와 함께 보도되고 있었다. 학회 참석차 일본에 와보니 이곳도 비슷한 상황이다. BBC와 CNN 등에서도 계속 관련 뉴스를 보도하는데, 여기서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서 지구촌의 사정을 공유하는데 편리함을 새삼 느껴본다. 미국에서도 조기를 걸며 오바마 대통령도 직접 장례식장에 참석하는등 여러 나라 정상급들이 운집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만델라는 김영삼과 김대중 대통령 재직당시에 한국을 방문하여 회담한 적이 있다. 2004년도에는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여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만델라는 남아공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존경과 신뢰를 받아왔다. 한국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통령특사로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하며, 일본도 수상이 갈 모양이다. 남아프리카 한나라의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위상보다, 인간 만델라의 살림살이가 민족과 국가를 넘어 감동을 주어왔음을 보여준다.
만델라에게 정신적 스승과 모범은 간디였다고 한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르틴 루터 킹 목사도 간디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막강한 공권력을 포함하여 불의한 세력들에게 굽히거나 물러서지 않고, 비폭력으로 저항하며 자유와 정의를 위해 고난의 행진을 감행한 간디의 위대한 영혼이 새삼 되새겨진다. 오늘 만델라의 연설 등으로 엮은 특집방송을 보니, 그를 국부 내지 국가적 영웅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에게 그는, “민중의 자유와 복리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을 그의 영웅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거창하고 특별한 업적을 만들어 내세우려 하며 교만한 이들보다 들어나지 않게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겸손한 이들이 오늘날의 진정한 영웅으로 평가함이 마땅할 것이다. 힘없는 서민들이 시달리고 있는 다양한 제도적 내지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 및 억압으로부터의 해방뿐만 아니라, 빈곤 등 생활고를 해결하는데 헌신 노력하는 이들이 존중되고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필자는 1999년 12월초에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새천년”을 맞이하며 열렸던 세계종교의회(PWR)에 참석하러 갔던 길에, 만델라가 20여년을 갇혀 지내던 로벤섬의 감옥을 방문해 본 기억이 새롭다. 한평도 못되는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그 긴 세월을 징역하며 보내면서도 꿋꿋이 버티고 견뎌낸 불굴의 투지와 “자유와 정의를 위한 긴 여정”을 상상해 보며, 고난을 승화시킨 진정한 거인으로서의 저력을 실감하였다. 인도의 독립 성취는 진리를 추구하는 길에서 부수적으로 얻은 것에 불과하다고 여긴 간디처럼, 만델라에게도 남아공의 흑인정권 수립은 그의 꿈을 구현하는데 일부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진리를 위해 목숨을 거는 수행자처럼 보편적인 이상실현을 위한 정진과 열정에 세계인들이 공명하고 역사에 새기려는 것이리라. “마디바”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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