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디널스 강속구‘영건 트리오’와카-마티네스-로젠탈
▶ 2차전서 레드삭스 압도, 남은 시리즈 투타대결 볼만
“칠 수 있으면 쳐 봐”말 그대로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영건 ‘파이어볼러(Fireballer)’ 트리오가 떴다.
25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선발 마이크 와카(22)와 셋업맨 카를로스 마티네스(22),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23)로 이어지는 ‘파워 영건 트리오’ 마운드로 베테랑 보스턴 레드삭스 타선을 4안타 2점으로 틀어막고 4-2로 승리, 월드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모두 20대 초반인 이들 ‘파이어볼러’들은 생애 처음으로 나서는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전혀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셋이 합쳐 삼진 12개를 뽑아내며 레드삭스 강타선을 압도했다. 1승1패가 돼 이제 5전3선승제로 압축된 월드시리즈에서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사실 이날 와카의 역투는 이제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9회 투아웃까지 노히터를 던졌고 플레이오프 첫 등판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는 8회까지 노히터를 던진 와카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메이저리그 최고투수로 평가되는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두 차례나 맞붙어 두 번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2승을 올려 NLCS MVP로 뽑혔다.
이날 6회말 레드삭스의 거포 데이빗 오티스에 던진 풀카운트 체인지업이 가운데 약간 높이 들어가는 바람에 펜웨이팍의 그린몬스터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맞고 포스트시즌 18⅔이닝 무실점 행진에 제동이 걸렸으나 6이닝동안 3안타 2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한 와카는 포스트시즌 4승무패를 기록하며 새로운 ‘미스터 옥토버’로 떠올랐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9승을 올려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오른 애덤 웨인라이트를 제치고 사실상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와카의 주무기는 최고시속 96~97마일까지 찍히는 강속구와 체인지업이다. 커브도 가끔 던지지만 주무기는 빠른 볼로 투구의 거의 90%에 달한다. 마티네스나 로젠탈과 비교해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지만 6피트6인치의 장신에서 내리 꽂는 각도가 예리하고 제구력도 레이저빔처럼 정확하다.
거기에 종종 구속이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곁들이면 거의 ‘언히터블’이다. 레드삭스는 이날 오티스의 한 방 외에는 와카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카디널스 파워 영건들의 ‘피칭쇼’는 와카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7회초 3점을 뽑아 4-2로 역전한 뒤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셋업맨 마티네스는 시속 98마일에 달하는 강속구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로 다음 두 이닝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며 레드삭스를 잠재운 뒤 바통을 클로저 로젠탈에 넘겼다.
로젠탈이 나선 9회말은 바로 ‘파워 피칭’의 절정이었고 압권이었다. 그는 9회말 딱 11개의 공을 던져 타자 3명을 모조리 삼진으로 잡았는데 그 11개가 모두 불같은 강속구였다.
선두 자니 곰스를 상대로 시속 96, 97, 97, 98마일 강속구를 뿌려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재로드 살탈라마키아를 상대로는 97, 98, 98마일짜리 히터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타자 대니얼 나바를 상대론 초구 95마일에 이어 97, 98, 99마일짜리 ‘레이저빔’ 3방을 꽂아 넣어 경기를 끝냈다. “와우(Wow)”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든 ‘파워 퍼포먼스’였다.
물론 한 경기를 이겼다고 시리즈가 카디널스의 우세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레드삭스는 이제 카디널스의 파워가 불펜에 있음을 알게 됐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메이저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초반부터 끈질긴 승부를 펼쳐 아킬레스건인 불펜을 이끌어내며 승기를 잡았던 레드삭스로서는 카디널스를 상대로 다른 전력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것은 상대 선발을 일찌감치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7회 이후 리드를 뺏긴다면 뒤집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