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사실도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에 따라 의미가 다양할 수 있다.
미국의 영토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나 하와이에서는 서로 다르게 설명된다. 동부에서 보면, 캘리포니아와 하와이는 서쪽이지만, 지구적 차원에서 날짜변경선을 고려하면, 가장 서쪽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괌이 가장 먼저 일출을 보는 곳이며, 시간적으로 가장 이른 곳이 된다. 달포 전에 괌에 들러, 원주민의 문화와 언어가 존중 유지되고 있음을 보았다. 미 합중국의 전략적인 면 이외에도 독특한 역사 문화적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2차대전 격전지를 둘러보며, 미국은 그곳으로부터 일본 공격과 전승의 교두보를 마련하였고 일본은 야망과 환상을 접고 쇠퇴의 말로로 쫓겨가게 된 인연을 되새겨 보았다. 원주민들은 한국인에게 호감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도 아픈 과거 역사는 잊지 않되, 인류애는 유지되는 것 같았다.
8월 하순, 가을기운이 감도는 불가리아에 가서 세계문화유산의 하나인 릴리수도원을 방문하였다. 수백년 동안 터키제국에 점령당하며 망국의 설움을 겪을 때에도 민중들의 정신적 의지처가 되었던 릴리성인과 수도원은 천연의 요새이며 성지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세상을 이슬람화 하려던 오스만 제국도 그 곳만은 특별히 묵과하여 줄곧 동남부 유럽 정교회의 중심적 역할을 해 왔는데 그만한 여건과 이유가 짐작되었다. 릴리성인의 수도시절, 그 깊고 높은 산골짜기에 은거하여 바위굴에서 홀로 지내며 산나물로 배를 채우고 진리와 영성을 위해 매진한 사연은 인도의 설산 두타행자나 동아시아의 입산 수도승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음을 느꼈다. 초기 그리스도 교부들의 사막 은거나 이슬람 수피들의 탈속 고행모습들은 산중에서 정진한 선승들과 함께 오늘날 종교계의 세속화를 반성 치유하는 영적 살림살이로 음미해야 할 것이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8/31-9/22) 개막행사에 참석차, 30년 만에 다시 이스탄불을 찾았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란 주제로 이른바 실크로드의 동쪽 시작과 서쪽 끝을 상징하며 그곳을 찾는 세계인들의 관심과 흥미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31일 저녁, 소피아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한국과 터키의 총리 및 수 천 명의 내외귀빈들이 운집하였다. 경주를 출발하여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온 실크로드 탐험대와 태평양과 인도양을 거쳐 온 한국 해양순항훈련단의 도착보고를 시작으로 소피아성당 배경과 한국 사찰 양식으로 꾸민 무대 위에 펼쳐진 전통적인 한-터 음악과 무용 등, 동서양의 환상적인 앙상불은 보는 이들 모두 감탄하였다. 엑스포기간 중 한국문화관을 비롯하여 각종 전시회와 공연행사들이 시내 요지에서 벌어졌는데 ‘형제국’ 같은 우의도 더욱 깊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스탄불에서 꽃피는 경주의 천년미소”가 지구촌의 소통과 평화를 이루도록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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