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열린 2013년 한미은행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경영진과 이사들에 대한 주주들의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주총은 지난 6월 36년간 주류은행권에서 활동하다 한인 커뮤니티에 입성한 금종국 행장에 대한 혹독한 신고식이 이미 예견된 자리였다.
지난 몇 달간 새한은행 인수 무산, 급격한 경영진의 교체에 따른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 증폭, 그리고 경쟁 선상에 있는 다른 한인은행들과 비교해 주가 인상폭이 너무 작다는 것이 한미은행, 그리고 신임 행장인 금 행장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새한은행 인수는 금 행장 취임 직후 결정된 사항이라 이러한 지적이 다소 무리일 수 있지만, ‘인수합병 전문가’인 그가 새한인수전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 점과 BBCN 간부 직원들의 대거 유입에 따른 한미 기존 직원들의 불만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금 행장은 이날 새한은행 인수 실패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수차례 요구에도 원칙을 강조하며 다양한 상품, 직원교육, 차세대 금융인재 양성 등 자산규모에 얽매이기보다 수익성에서 최고의 은행으로 거듭날 것과 결과에 대해 책임 질 것을 공개적으로 밝혀 시선을 끌었다.
또 주총 도중에 일부 주주들의 몸싸움과 강도 높은 질책 등 혹독한 첫 신고식을 치른 것에 대해서도 “한미의 주총이 주류은행권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은행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였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동안 주류은행권 출신인 금 행장이 취임 이후 한인은행권에서는 ‘한국어를 잘 못하는 행장’, ‘금융위기를 거친 한미은행과 한인은행권에 대한 배경지식과 이해력이 부족한 행장’,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행장’ 등 온갖 수식어와 함께 색안경을 낀 평들이 주를 이뤘다. 이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금 행장은 일단 첫 고비를 무사히 넘긴 셈이다.
하지만 이날 주총은 금 행장이 앞으로 겪고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려주는 기회였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주들에게 자신의 원칙과 경영방침을 슬기롭게 설득하고, 은행 내부의 결속을 어떻게 다지느냐에 따라 ▲한인 은행권의 1세와 2세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리저널 뱅크 도약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인은행권에 발을 들여 놓은 지 얼마 되지 않는 금 행장이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원만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오랫동안 몸에 배인 주류은행권 경영 마인드에 한인은행권의 문화와 성격을 접목시키는 것이 우선 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금융위기를 비롯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뚝심을 보여준 미주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 은행 중 하나인 ‘한미 호’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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