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00번 중 99번(99 out of 100) 승리투수가 될 피칭을 보여줬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놓은데 만족해야 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한 경기 최다이닝(7이닝)과 최소실점(1점), 최소안타(3)를 기록하는 최고의 호투를 했다. 올 시즌 5번의 선발등판에서 4번째 퀄리티 스타트. 하지만 타선이 막판에야 터지는 바람에 아쉽게 3승 도전이 연속 두 번째로 불발됐고 팀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25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원정 3게임 시리즈 3차전에서 다저스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예리한 제구력을 앞세워 7이닝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3포볼로 1점만을 내주는 호투를 했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도 메츠 선발투수 제레미 해프너에게 7이닝동안 단 3안타로 1점으로 눌렸고 1-1 동점 상황에서 8회초 타순에서 대타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은 두 게임 연속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않아 시즌 2승1패를 유지했다. 방어율은 4.01에서 3.41로 내려갔다. 다저스(10승11패)는 1-1이던 9회초 안드레 이티어와 후안 유리베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9회말 아이크 데이비스의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한 메츠(10승10패)를 3-2로 따돌리고 시리즈를 2승1패로 따냈다.

지난 2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동안 5실점하며 빅리그 진입 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은 이날 시종 예리한 모습으로 마지막 등판의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다저스가 1회초 맷 켐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 1-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루벤 테하다와 대니얼 머피를 3루땅볼과 레프트플라이로 잡고 데이빗 라이트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말 단 7개의 공을 던지며 4, 5, 6번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3회 선두 앤소니 렉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8번타자 콜린 카우길의 땅볼타수를 숏스탑 저스틴 셀러스가 뒤로 빠뜨려 첫 주자를 내보냈으나 다음 두 명을 삼진과 센터플라이로 잡고 순항을 이어갔다.

첫 고비는 4회에 왔다. 1사후 라이트를 스트레이트 포볼로 내보낸 뒤 루카스 두타에 좌전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다음 타자 말론 버드를 3루 병살타로 유도, 가볍게 위기를 넘겼고 5회는 포볼 1개를 내줬으나 삼진 2개를 곁들여 가볍게 막으며 1-0 리드를 유지했다. 이때까지 투구 수가 65개에 불과, 완투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6회가 문제였다, 선두 테하다에 투스트라익을 잡은 뒤 4연속 볼을 던져 포볼로 내보냈고 이어 머피에 좌전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특히 다음타자 라이트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2루 주자가 3루로 간 것이 뼈아팠다. 곧바로 라이트의 센터플라이가 희생플라이가 되며 동점을 허용한 것. 이후 버드에 2루타를 내줘 2, 3루 위기에 몰렸다가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으나 이 이닝에서 승리기록이 날아가고 말았다.

5회까지 65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이 한 이닝에서만 그 절반인 32개를 던져야 했다. 이후 류현진은 7회말을 삼자범퇴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다저스 타선은 9회에야 1-1 균형을 깼고 류현진은 팀 승리의 밑거름 역할을 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류현진은 두 차례 들어선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이로써 시즌타율이 0.429에서 0.333(9타수 3안타)으로 내려갔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