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히말라야 촐라체 등반에서 손가락 여덟 개를 잃고 6년 후 다시 히말라야로 향해 패러글라이딩 횡단으로 하늘 길을 개척했던 박정헌 대장. <장지훈 기자>
2005년 하산중 조난 9일간 사투
여덟 손가락 잘라내고 또다시 도전
“내게 ‘히말라야는 인생’입니다. 자신을 놓고 싶었던 순간에도, 또 다른 삶의 방향을 찾았을 때도 히말라야의 아름다움이 내 안에 있었죠”
산악인 박정헌(41)씨가 LA에 왔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재미대한산악연맹(회장 이정호)이 마련한 ‘산악인 포럼’의 제1호 강사로 미주 산악인들을 만나러 왔다. 그는 “이번 포럼은 ‘정상에서 비로소 산 너머 산을 본다’는 주제로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산을 왜 오르는지’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악인들에게 그의 이름 석 자는 ‘희망과 도전’으로 새겨져 있다.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를 등반하고 내려오던 중 조난을 당해 생사를 넘나드는 9일간의 사투 끝에 살아 돌아온 산사나이. 하지만 촐라체 등반 조난 이후 동상으로 여덟 손가락을 절단했다. 중 2 때 처음으로 경남 삼천포 와룡산 암벽 등반을 한 이후 삶의 전부였던 산을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했다. 방황과 좌절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고 사는 것보다 죽는 게 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산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꿈을 꾸며 산으로 돌아갔다. 바로 ‘이카로스의 꿈’이다. 지난 5~6월 방영돼 시청률 10%를 기록했던 KBS 다큐 3부작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2011년 8월부터 2012년 1월까지 히말라야를 패러글라이더로 동서 2,400km를 가로지르며 언제나 산은 새로운 열정을 요구했고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모든 삶을 잃은 듯 방황한 이유가 목표가 없기 때문임을 알게 됐다는 그는 다시 찾아간 촐라체가 수직의 벽에서 자신을 내려 하늘에서 본 히말라야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고 덧붙였다. 묻으려 해도 묻어지지 않는 아픈 기억을 그냥 짊어지기로 했고 그렇게 하늘을 날며 또다시 인생을 히말라야에 던지기로 했다는 그에게 지난 20년간의 거벽 등반은 그저 ‘작은 오름 짓’이자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박정헌씨는 “지난 8월31일 경상남도 진주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네팔 네와르 건축양식으로 재건축된 복합 문화공간 ‘히말라얀 아트 갤러리’(HAG)를 개관했다”며 “히말라야인들의 삶의 의미를 새겨보고 대자연의 장엄함을 간접 체험하는 HAG를 통해 왜 산악인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히말라야에 가는지를 설명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산악인 박정헌 초청 LA 강연회는 6일 오후 7시 LA 한국문화원(5505 Wilshire Blvd.)에서 열린다.
문의 (323)231-5545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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