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정치적 침묵을 깨고 조지 W. 부시(아들) 미국 전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그는 4일(현지시간) 이민자들이 미국 노동 시장에서 필수적인 존재이며 미국이 이들을 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 심포지엄에서 이민과 경제 성장에 대해 짧은 개막 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민자들은 새 기술과 새 아이디어를 갖고 온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고 이민자는 오늘날의 미국을 건설하는데 일조했다"며 "이민자들은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도 기운나게 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민자는 미국 노동 시장의 큰 구멍을 메워주고 더 나은 삶의 기회를 갖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미국은 합법 사회인 동시에 환대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일 때 부시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종종 ‘사면’에 반대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특정 불법 이민자에게 합법화의 길을 열어주는 방안에 찬성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시절 "일각에서는 불법 이민 문제의 해법이 모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현명하지도 않고 수백만명을 국경 밖으로 쫓아내는 게 현실적인 방법도 아니어서 반대한다"며 "많은 이민자가 미국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는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과 거리를 두면서 자기보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더 많이 언급하는 바람에 공개적으로 선거 운동도 벌이지 못했다.
미국의 경제 파탄을 가져온 장본인으로 비난받아 대통령 후보를 확정하는 ‘잔치’인 전당대회장에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
실제로는 당내 분위기와 국민 여론 때문에 부시 스스로 불참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롬니도 연설에서 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오히려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너무나도 확연하게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클린턴은 이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던 오바마의 ‘구원투수’가 돼 오바마 재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부시는 대통령직을 떠나면서 공화당이 반 이민자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롬니는 이민 문제에서 부시와 정반대의 공약을 내세웠다.
부시는 이날 연설에서 "(멕시코와 접한) 텍사스에서 자라고 생활하면서 내게는 새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내가 만났거나 만나는 사람들은 가족을 사랑하고 교육을 아이의 밝은 희망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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