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폰태나는 작은 기적을 믿는다. 말하자면 가진 사람과 필요한 사람을 절묘하게 연결해 주는 운명의 손길 같은 것이다. 아직 뉴욕 중앙우체국엔 크리스마스 장식이 설치되지도 않았지만‘산타작전’Operation Santa)의 수석 요정(elf) 인 폰태나는 이미 3만개의 작은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금년으로 100주년을 맞는‘산타작전’은 가난한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보내온‘산타 할아버지께’(Dear Santa) 편지들과 이 편지를 기꺼이‘입양’해 그들의 명절 소원을 이루어주려는 익명의 기부자들을 연결해 주는 연말 행사다. 미 전국에서 26개 우체국이 참가하여 이 편지들을 받아 정리하여 일반 독지가들과 연결해주고 있다.
가난한 아이들의“산타 할아버지께”편지와 후원자 연결
100주년 맞은 우체국 행사, 금년엔 불황·재해로 저조 우려
폰태나와 그의 ‘산타 요정’ 직원들은 밀려드는 편지에 익사할 지경이다. 그래서 걱정도 크다. 금년엔 뉴욕지역에 몰아친 태풍 샌디의 피해가 대단하여 소원을 말하는 편지들은 더욱 늘어났는데 반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독지가들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금년은 예상하기 힘든 해입니다. 태풍 샌디,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 경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얽혀있어요”라면서 폰태나는 “태풍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준 피해 때문에 참여자가 줄어들 것이 우려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뉴욕의 이 우체국은 50만 통이 넘는 ‘산타 할아버지께’ 편지를 받았다. 이중 가난한 가족들에게서 온 편지의 3분의 1이 독지가와 연결되었다고 우체국 대변인 다린 리드는 말한다. 아마 전국적으로는 100만 통이 넘을 것이다. 물론 전부가 다 가난한 아이들로부터 오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우편 서비스가 생겨나면서부터 우체국들은 매년 겨울이면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편지들을 받아왔다. 1912년 우정국장 프랭크 히치콕이 각 지역 우체국장에게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한 답장 권한을 허용하는 것으로 ‘산타작전’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산타작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 우정국은 특별 산타우표를 발행하고 크리스마스 장식과 아동서적들을 포함한 기념품들을 팔고 있다.
산타작전에 참여하는 각 지역 우체국은 지난해 75개소에서 금년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진 26개소만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우체국들이 점점 재정난에 빠지고 있어 직원이 은퇴한 후 새 직원 보충이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산타작전에 필요한 인력공급이 힘들기 때문이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보다 많은 우체국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리드 대변인은 말했다.
‘우체국 요정들’이 편지 발신자들의 정확한 신원은 가린 채 퍼스트 네임과 나이, 그리고 소원내용들을 정리하여 각 편지에 번호가 매겨 놓으면 후원자들은 소원의 내용에 따라 선택한 후 선물과 우송료를 우체국에 보내고 ‘우체국 요정들’은 이것을 해당 가정에 배달하는 것이다.
뉴욕에선 후원자 각자가 10통까지의 산타편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업은 서류작업을 담당할 ‘공식 요정’으로 훈련받게 되는 담당자를 파견할 수 있다면 50통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 뉴욕의 경우 12월5일부터 ‘입양’이 시작되는데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픈하지만 목요일에는 7시까지 문을 연다고 폰타나는 전했다.
12월3일부터 ‘입양’을 시작하는 워싱턴 DC의 경우 현재까지 300통의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았으며 제럴드 로언 우체국장은 앞으로 수백통이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의 경우 받은 편지들 중 약 80%가 입양되었다.
LA는 약 3만통의 편지를 받을 것으로 우체국 대변인 리처드 메이어는 예상했다. 물론 상당수는 가난한 아이들의 편지가 아니다.
다음 주 12월4일부터 올래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LA우체국의 요정들은 금년엔 특별한 행사와 함께 프로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 속 ‘특별한 소원’이 이루어진 것을 축하하는 것이다.
지난해 받은 한 산타편지는 마이아 워시라는 한 엄마가 보낸 것이었다. 선천적으로 귀가 안 들리는 7세 소녀 시마야의 엄마였다. 편지에서 젊은 엄마는 한쪽 귀가 없이 태어난 어린 딸이 귀를 갖고 싶다고 소원을 말할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난 많은 의사들에게 문의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의 의료보험은 그 비용을 커버하지 않는다고만 합니다”라고 엄마는 산타에게 말했다.
그 편지를 입양한 것은 어린이 안면수술과 귀 복원 분야가 전문인 성형외과 의사 셰릴 르윈이었다. 그리고 이번 주말 시마야는 최종 수술을 받게 된다. 르윈이 자신의 시간을 기부하고 베벌리힐의 K앤B 수술센터가 수술실을 무료 제공하여 시마야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익명의 후원자가 기부한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 이어링까지 달아주게 된다.
금년에도 르윈 의사의 가족은 8통의 편지를 입양할 계획이다. 9세와 10세인 르윈의 두 자녀가 각각 2통씩을 선택하도록 허락받았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선택하는 일에 몰두해 있습니다. 도와주고 싶은 아이들이 너무 많다면서 모든 편지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고심하고 있지요”라고 르윈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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