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최운상 당시 부영사 글렌데일 묘지서 영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8월15일. LA 시청 앞에서는 신생국가 대한민국의 광복절을 기념하는 태극기 현기식이 열렸다. LA 한인들은 해방 후 5년 만에 벌어진 동족상잔의 비극에 가슴 아파하며 시청 앞에 모였다. 이날 플레처 브라운 LA 시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인 여성과 소녀가 대형 태극기를 펼쳤고, 이 사진은 지금도 LA 한인사회의 소중한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이 유명한 사진 속에는 당시 26세 밖에 안 된 젊은 한국 외교관 한 명이 정장을 차려입고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했다. 바로 1인 공관장으로 LA에 파견돼 있던 최운상 부영사다. 이로부터 반세기를 넘어 6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전쟁 통에 혈혈단신 외교관으로 활약했던 곳에서 영면하기 위해 LA를 찾는다.
한국전쟁 당시 LA 지역의 유일한 한국 외교관이었던 최운상(사진) 전 대사는 지난 9월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는데 최 전 대사의 유가족들은 그를 글렌데일 포레스트론 메모리얼팍에 안장하기로 한 것이다.
유가족에 따르면 최운상 전 대사는 1949년 워싱턴 DC에 주미 한국대사관이 설치
될 때 3등 서기관으로 파견된 후 1950년 서부 한인사회 민원처리를 위해 LA에 1인 공관장으로 부임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외교부가 선발한 공무원 1기 출신인 그는 스물다섯 살 ‘총각’으로 LA 지역 한인사회 민원처리에 나섰고 한국전이 터지자 한인사회의 구호물품을 조국에 보내는 활약을 펼쳤다.
최 전 대사는 서울대 법대 1회 졸업생으로 조지타운 대학 석사, 하버드 로스쿨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집트, 인도 대사로 활동했으며 외교관 은퇴 후 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템플시 상공회의소 회장인 아들 피터 최씨는 “그때는 LA 한인사회 규모가 작고 통신도 열악해 아버지는 고국소식 전달과 각종 공문서 발급 역할을 도맡았다”며 “아버지는 한국전쟁을 안타까워하면서 LA 한인들과 가족처럼 정을 나눈 그 시절을 늘 회고하셨다”고 전했다. 특히 최운상 전 대사는 총각인 젊은 부영사를 매일 저녁식사에 초대해준 한인 가정들의 호의를 잊지 못했다고 한다.
최운상 전 대사 장례식은 12월8일 오전 9시 글렌데일 포레스트론(1712 S. Glendale Ave.) 플라워 리틀처치에서 엄수된다. 부인 김인영(83)씨는 “남편을 기억하는 이민 1세대 분들이 옛 추억을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323)383-4379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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