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특별 열차를 타고 또 중국을 방문했다.
함경북도 북단에서 중국 조선족 자치지역인 투먼을 거쳐 무단장, 하얼빈 그리고 장충, 선양, 톈진으로 이어지는 서남 방향의 철로, 그 다음은 양저우-상하이의 남쪽으로 이어지는 철로, 김정일 열차는 그 철로 위로 장장 3000KM 구간을 달려갔다. 그 후 다시 베이징행 철로를 이용 이동했고, 얼마 전 평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김정일의 행적은 베일 속에 가려져 `가기는 가는데’ 도대체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갖는지 북한이나 중국 당국에서 정확하게 미리 발표를 안 하니 추측 기사와 소식통에 의한 보도가 난무했다. 대기하던 사진 기자가 어쩌다 승용차에 내리는 김정일을 망원 렌즈로 멀리서 찍었지만 흐릿하게 나온 사진에 불과하므로 사진이 명확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 신문들과 한국 TV 방송들은 무슨 톱뉴스라고 김정일 베일 속 방중을 연일 크게 보도하고 있었다.
특별 열차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비행기보다는 빠르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 김일성도 생존 시 중국 여행을 열차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부자가 중국의 대륙을 여행할 때 비행기 대신 열차만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여간 김정일은 이번 중국 열차 여행을 하면서 장쩌민 전 중국주석, 후진타오 주석, 시진핑 차기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고위 간부들을 다 만났다고 한다.
중국의 발전된 산업 현장을 시찰하면서 북중 경제협력 증진을 포함 북중 정치외교적 결속, 북의 3세대 세습 통치의 인정을 중국으로부터 받아 내려는 의도가 방문의 목적이었다고 한다.
만일 중국이 이것을 받아주는 대가로 북의 6자회담 재개, 비핵화 의지천명을 요구했고, 북이 그것에 동의했다면 한반도에 획기적인 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비핵화 천명이 절실한 문제이므로 남한 측의 전향적인 반응이 있을는지도 모른다.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를 철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북의 뚜렷한 의지와 실천 여부가 관건이다. 과거 북은 한다고 약속은 했지만 이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성 문제가 있다. 비핵화를 한다고 하면서 또 어떤 조건과 구실을 삼아 다른 의견을 내 놓을 수 있다. 그러면 또 한 번의 쳇바퀴 돌리기식이 될 것이다. 이번 김정일 방중의 일환으로 비핵화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는 있으나 실제로 현실로 나타날 것인지는 의문이고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군사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ranium Enrichment Program)의 핵시설과 경수로 건설을 추진하는 북이 비핵화 수순을 밟는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북의 김정일 방중도 베일 속, 북의 핵무기도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북은 이 시점에서 우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연합, 그리고 남한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으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 로버트 킹 미 국무부 인권특사가 방북하는 계기로 구금 중이던 한국계 미국시민인 전영수 목사를 풀어줌으로 식량지원을 연계한 제스처를 취했다.
1971년 헨리 키신저가 당시 닉슨 대통령의 외교안보 보좌관으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하여 미중의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기 시작했고, 몇 개월 후 닉슨 자신이 직접 중국에 방문 모택동 주석과 주은래 총리의 회담도 가졌었다. 그 후 중국은 경제적으로 크게 개방되었고 미중 양국 교역은 꾸준히 늘어나 지금은 중국의 달러 보유고가 미국을 제외, 세계 국가 중 제일이 되었다.
이번 김정일 방문으로 북한이 개방 정책을 취할 수 있을까? 북한은 개방보다는 중국 경제에 존속될 공산이 크다. 북한을 위한 계획된 `황금평’ 등 큰 개발 프로젝트들이 주로 중국에서 투자되고, 이미 북한의 일부 광물 채취권도 중국 회사들이 차지했다.
중국은 남북이 통일로 가는 길 보다는 현 상태로 남측과는 교역확대, 북측에는 영향력 행사와 후견자 역할을 하면서 북을 완충지대 (Buffer Zone)로 유지시키는데 더 관심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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