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본다고 믿는 것이다. 이것이 믿음의 정의이다. 기독교인은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삶을 드리고, 목숨을 드리고, 생명을 바치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이 믿음의 사람들을 감당치 못하는 분명한 차이인 것이다.
믿음은 단순한 것이다. 기독교인들의 믿음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무조건적인 믿음’이다. 시쳇말로 믿음은 그냥 들이대는 것이다. 성경 어디를 찾아보아도 믿음에 대해서, 그리고 믿음의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할 때 시간을 가지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나서 믿음을 가진 곳이 없다. 그냥 마음을 열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 말씀을 그대로 믿을 때 그 사건을 믿음이라고 교훈하고 있다. 계산하고, 따지고, 분석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능지수가 모자란 사람들(단무지 신앙)이어야 한다.
오늘 날 문명이 발달한 세상에 살기 때문에 비이성적 믿음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리석게 보일 것이다. 사도 바울시대에도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면 미련한 것이라고 했기에 불신자의 눈으로 볼 때에는 “예수님을 믿습니다”라는 말이 어리석게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믿음을 가진 사람도 단순한 믿음으로 살기 보다는 너무 복잡하게 믿는 것을 보게 된다. 예수님을 따라 다닌 제자들처럼 나름대로 자기의 계산을 두고 예수님을 믿게 된다. 예수님께서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너희들의 믿음을 보겠느냐?(누가복음 18:8)”고 하신 것처럼 사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어렵기는 어렵다. 하늘과 땅의 세계가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교회는 성도들에게 거룩, 사랑, 희생, 죽음, 부활, 영생, 천국을 외쳐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 중 베드로는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제일 앞장서서 고백한 제자였다. 그 열심과 그 사랑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제자도 따라 올 수 없었다. 그것이 베드로는 믿음이라고 자부했을지 모른다.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마태복음 26:33)”라고 했으니 그 열정과 믿음은 하늘의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신앙고백은 언제 있었는지 까마득히 저 멀리 수평선 뒤로 사라지고 한 작은 여자아이가 “너는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 당이니라(막 14:70)”라는 말에 세 번씩이나 화를 내며 부인하고 말았다. 믿음이 아니더라도 예수님을 3년 동안 따라다닌 그 정과 교제와 그리고 심장에 머무른 신뢰가 한 움큼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은 이렇게 자기를 부인한 베드로를 부활하신 후에 찾아가셔서 용서하시고, 사랑하시고, 다시금 제자로 세우셔서 예수님을 위하여 죽는 제자의 길을 걷게 하셨다. 베드로가 나쁜 사람이고,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 할 여지없이 우리도 베드로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더 나을 수는 없을 것이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꽃가마 타고 가는 것처럼 화려한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죽기까지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신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다. 그러기에 고통과 고난, 시험과 환난, 그리고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다가오게 된다. 믿음으로 사는 것은 짐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벗어나고 싶은 무거운 짐이다. 그래서 날마다, 때때로, 예수님을 부인하거나, 봉사의 직무를 포기하거나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믿음은 거룩하고 고귀한 것이다. 우리가 이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하지만 믿음이 아니더라도 인간적 신뢰만이라도 갖는다면 그것이 믿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 병고침 받은 사울이 다윗에 대한 감사만 가지고 있었다면 다윗을 죽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나바의 조카 마가도 삼촌을 생각했다면 바울과 함께 한 선교여행에서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을 가지고 사는 것처럼 지력이 안 되면 노력으로, 실력이 안 되면 체력이라도, 영력이 안 되면 담력이라도 그리고 믿음이 영 버텨 주지 못해도 인간적 신뢰의 한 조각만 있다면 그래도 하나님은 우리를 이해하시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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