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신경섭 목사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전화였다.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몸이 불편하신 것은 알았지만 포기하지 않으시고 재활의 의지를 보이시고 미소를 잃지 않았던 분이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여러 가지 일들을 감당하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도 건강한 사람 못지않게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다.
한번은 라이프 타임에서 아침에 운동하다가 만났는데 갑자기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쓰시는 걸 보고 도와드렸더니 감사하다고 식사 한번 하자고 하셨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못내 아쉽다.
내가 신 목사님을 만난 건 1995년이었다.
뉴욕에서 온 신 목사님이 워싱턴에서 처음으로 AM방송을 하려고 하는데 나보고 이민 상담프로를 맡아달라고 부탁하셨다. 그때 나는 “지금 할 생각이 없습니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 얼마 전에 라디오 방송국이 생겼다가 금방 문을 닫은 일이 있었기에 혹시나 하여 거절했던 것이다. 그런데 신 목사님은 포기하지 않고 또 나를 만나자고 하며 나를 설득하셨다.
완강히 No라고 말한 나에게 신 목사는 아무 이야기 하지 않고 단지 이렇게 말하셨다.
“지도를 펴는데 워싱턴에 십자가 깃발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무조건 여기 왔습니다.”
“난 하나님이 부르신 곳으로 온 것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더 이상 거절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 하나님을 위해서 하겠습니다”라고 하며 1310 기쁜 소리 방송 초기에 워싱턴에서 처음으로 수요 이민 상담이 라디오 전파를 타고 시작되었다.
신 목사님의 선교 방송에 대한 의지로 라디오 방송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주일 설교와 기독교 관련 방송 프로를 통해 워싱턴 복음화에 불을 지피셨다. 주말에 몸이 아파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한국말을 그리워하시는 노인분들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요, 벗이 됐으며 정보와 뉴스 등을 전해서 한인사회에 크게 기여하셨다
섭섭한 마음으로 참석한 장례식에서 난 신 목사님을 애도하는 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꽃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동포들과 친지들의 섭섭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고인이 되기 전까지 줄곧 고인과 함께 산책을 하셨다는 차용호 목사님의 말씀에 친구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딸이 그리는 아빠의 모습에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이 보였다.
아내에게 영원한 친구일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 가장 훌륭한 아빠의 모습을 보이 신 목사님은 세상을 참 잘 사신 분이다.
마지막 순간에도 가족의 찬송 속에 하늘가는 길을 떠나셨다는 신 목사님의 모습이 영화의 장면처럼 떠오른다.
우리도 언젠가 그 날이 올 것인데, 신 목사님과 같이 하나님을 바라고 가족들의 환송을 받으며 담대히 갈 수 있다면 그 삶은 분명 성공한 삶일 것이다.
“부모 살아 생전에 잘하라”라는 말을 장례식 갈 때마다 듣는 소리이지만 비단 부모뿐이겠는가! 누구든 살아 생전에 잘하고 잘 지내고 사랑을 나누면 보내는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리라.
신 목사님은 남이 안하는 것을 하신 분이다. 워싱턴에 최초로 AM 방송을 정착시키셨고 워싱턴에 십자가가 꽂혀있는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서 하나님의 계획안에 사신 분이시다.
신 목사님은 하나님이 뜻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그 꿈을 완성하신 믿음의 승리자가 되었다. 신 목사님은 그곳에서도 기쁜 소리 방송을 듣고 흐뭇해 하실 것을 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워싱턴 동포들은 결코 목사님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쁜 소리 방송과 함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