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세상은 요지경 속이네요. 우리가 기식하는 여기는 그 요지경 속에서도 더 희한한 요술 나라인가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고 했지만 이젠 그럴만한 사공이 없으니 배는 그저 물살 가는 대로 마냥 부닥쳐 가는 거예요. 날이 어두워져도 불 밝힐 수가 없지요. 폭풍우가 몰아쳐도 키를 잡아 줄 이도 없지요. 빈 배인 까닭에 그냥 물 가는 대로 있을 수밖에요.
아침 해가 솟아오르니 물새가 날으네요. 한 마리가 빈 배를 알기나 한 듯이 지루한 듯 날갯짓을 한 번 하고는 다시 무리 속으로 날아가 버리데요. 자꾸만 안타깝네요. 저러다가 바윗돌에 부딪히지나 않을까, 상어의 노리개가 되는 것은 아닐까, 빨리 육지에 다다르든지 아니면 해변의 놀이하는 아이라도 보고는 헤엄쳐 와 저어 가면 좋으련만. 또 몇 날을 그냥 흘러 어디론가 가네요. 지도를 볼 필요도 없다고 하데요.
어느 날이네요. 지나가던 구름이 장난기가 있어 살그머니 가까이 내려와 보니 빈 배라 상을 찡그리기 시작하더니 드디어는 눈물을 짜내더군요. 배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데요. 급기야는 넘치더군요. 때맞추어 바람이 몰아치데요. 파도가 일고 배가 허우적거리며 안간힘을 쓰데요. 바다 속으로 가는 건 죽어도 싫다고. 물새도 그렇게 생각 되는지 안타까움에 끼룩끼룩 울어 되데요. 자꾸만 배가 흔들리네요. 곧 물속으로 사라질 것 같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 까요.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군요. 그렇다고 하나님께 빌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나 싶네요. 배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싫다고 호소를 하네요.
지나는 바람이 소리치네요. 남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면 같이 눈물을 흘려주어야 하고 닦아도 주었어야 했다고.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또 다른 당신보다 먼저 된 당신이 무얼 보여주고 있었느냐고. 당신은 그냥 사라져 가라며 바람이 파안대소 하며 지나가네요. 하늘을 날던 물새도 불쌍하게 내려다보데요. 멀리 하늘을 날며 바라보는 세상은 참 아름답다고. 어떤 눈으로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쓰다 버린 쓰레기도 한때는 쓸모 있던 산물의 예술이며 극치라고. 다양한 색채로 어우러진 쓰레기더미엔 고달픈 삶의 아름다움이 있노라고. 그렇게 생각되지 않나요. 당신보다 먼저 된 당신을 지나가는 바람도 하늘을 날으는 물새도 거들떠보지 않네요. 그럼 거치적거리며 소리만 내는 빈 배는 가라 앉혀야 하겠군요. 당신이란 탈을 벗어 버리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