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중간선거가 일주일 남짓 남았다. 이른 봄부터 시작된 정치 바람은 6월 예비선거를 시작으로 서서히 강해졌고 뜨거운 여름을 거쳐 이제 숨죽여 기다리는 결전이 시간이 다가왔다. 초반에는 한인 커뮤니티에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아 우려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다행히 한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 주요 공직에 출마한 한인이 20명을 훌쩍 넘을 만큼 한인 정치권이 두터워졌고 남가주 한인 유권자의 숫자도 지난 2008년보다 40% 이상 증가해 10만명을 돌파했다. 정치에서 숫자는 힘을 의미한다. 적어도 객관적으로 한인 정치력 성장치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계의 정치력 성장을 연구하는 한 학자는 흑인이 시장으로 당선된 시에서 흑인들의 정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했다. 이 학자는 같은 인종의 시장을 보면서 흑인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가능성과 신뢰, 관심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소수계 커뮤니티에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LA에서 흑인 정치권이 가능성을 검증 받고 주요 세력으로 확고한 위치를 잡게 된 것도 지난 1974년에 최초의 흑인 시장 탐 브래들리가 당선되면서부터다. 2005년에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LA의 라티노 정치권은 ‘날개’를 단 것처럼 도약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인 정치인 출마와 당선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인 정치인의 숫자가 정치력신장과 정비례한다는 산술적인 계산보다도 한인 정치인들의 당선과 이들의 정계 활동이 커뮤니티 전체에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가 강하기 때문이다.
기자들 사이에는 어바인에서 강석희 시장이 당선된 이후에 시청 취재가 한결 수월해 졌다는 말이 있다. ‘코리아’만 들어가면 취재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말할 정도로 한인 시장의 영향력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어바인에 거주하는 한인들이라면 다 비슷한 점을 느낄 것이다.
세금 관련 기관 정도로 알려졌던 캘리포니아 조세형평국이 미셸 박 스틸 위원의 당선으로 한인 자영업자들의 세금 혜택을 도울 수 있는 정부 기관으로 새롭게 다가선 것도 한인 정치인이 보여준 시너지 효과의 한 예다.
한인 후보 20여명이 흘리는 땀방울 하나와 그들이 유권자들에게 내딛는 발걸음 한 폭이 장기적인 한인 정치력 성장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제는 한인사회도 지역별로 준비된 한인 정치인을 발굴, 양성해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때다. 한인 정치인들도 이제는 한인 사회에서만 정치 후원금을 걷어갈 것이 아니라 정치 연합체를 형성해 백인, 흑인, 라티노, 중국계 유권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11월3일자 신문에 ‘중간선거 한인 출마자 전원 당선’이라는 큰 제목이 걸리길 기대해 본다.
김연신 /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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