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골프장 ‘큰손’ 부상
▶ 삼익악기 김종섭 회장 ‘팜밸리 CC’ 인수 나서
▶ 유신일 회장 16개 소유 “규모 대형화·영향력↑”
한국 기업과 자본이 미국 골프장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인 1세대 자산가들이 주도했던 미국 골프장 매입 열풍이 최근에는 한국 기업과 투자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2026년 기준 한국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미국 골프장이 최소 5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에는 이용수, 고석화, 고 조풍연, 스티브 김, 조성상, 데이빗 이, 조경구씨 등 한인 1세 재력가들이 중심이 돼 남가주 골프장을 매입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서는 한국 기업과 투자회사들이 이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투자 규모도 대형화되고 있다. 투자 지역 역시 남가주와 하와이, 라스베가스는 물론 텍사스, 뉴욕 등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투자 기업으로는 삼익악기가 꼽힌다. 삼익악기 김종섭 회장은 이미 남가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테메큘라의 레드호크 골프클럽과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컨트리클럽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팜스프링스 인근 팜데저트 소재 프라이빗 골프장인 팜밸리 컨트리클럽 매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익악기는 올해 2월 ‘더 팜밸리 컨트리클럽 LLC’를 설립하고 에스크로를 개설했으며 매입가는 약 1,050만 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팜밸리 컨트리클럽은 36홀 규모의 프라이빗 골프장으로 한때 한국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투자 컨설팅업체 대표 라덕연씨가 소유했던 곳이다. 라씨는 2023년 4월 이 골프장을 한국산업양행 유신일 회장으로부터 2,500만 달러에 매입했지만 이후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자산 처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삼익악기는 2018년에도 라스베가스의 유명 회원제 골프장인 라스베가스 컨트리클럽을 2,4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 골프장 투자에서 또 다른 큰손으로 꼽히는 인물은 한국산업양행 유신일 회장이다. 그는 미국과 일본에 총 26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 골프업계의 대표적 투자자다. 특히 2020년에는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지역의 명문 골프장 단지인 PGA 웨스트의 9개 코스를 포함해 10개 골프장을 한꺼번에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현재 한국산업양행은 미국에만 16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21년에는 한국의 원로배우 신영균씨 일가가 설립한 스텝 매니지먼트가 어바인 소재 랜초 샌호아킨 골프코스를 3,450만 달러에 매입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대형 사모펀드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는 2022년 글로벌 투자회사 클레어레이크와 함께 미국 골프장 운영회사 콘서트 골프파트너스를 공동 인수했다. 이 회사는 뉴욕·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 등 미 전역에서 약 25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운영사로, 당시 거래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기업 계열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 삼천리그룹 계열 미국 법인 STI USA가 오렌지카운티의 유명 골프장 두 곳인 코토 드 카자 골프&라켓 클럽과 알리소 비에호 컨트리클럽을 총 1억2,160만 달러에 매입했다. 또 2025년에는 한국 건설기업 한림건설이 텍사스 오스틴 지역 골프장 3곳을 약 8,5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와이 역시 한국 자본의 주요 투자 지역이다. 2022년 청현그룹이 인수한 호놀룰루 컨트리클럽을 비롯해 와이켈레(호반건설), 밀릴라니·로열 하와이안·카이(이상 코리아나호텔) 등 최소 8개 이상의 골프장이 한국인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앞으로 미국 골프장 시장에서 한국 자본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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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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