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래 전에 유행했던 조크 중에 전직 대통령의 IQ에 관한 것이 있었다. IQ를 알려주는 기계가 있어서 대통령이 그 앞에 섰더니 “돌멩이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말이 나오더라는 조크였다. ‘돌 머리’에 관한 농담이다.
미국에는 그 비슷한 조크로 체중계에 관한 것이 있다. 어느 뚱뚱한 사람이 체중계에 올라서자 “제발 한사람씩!”하고 기계가 말을 하더라는 조크이다.
사람들에게는 개인 신상과 관련해 의미 있는 숫자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나이이고, 키, 몸무게 그리고 중년이후가 되면 혈압,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민감한 숫자로 자리 잡는다.
전직 대통령의 IQ가 농담거리가 되던 30년 전만 해도 학생들에게 중요한 개인 신상의 숫자는 IQ 였을 것이다. 지금은 IQ 테스트의 의미가 많이 퇴색하기도 했지만 그 보다 우선 다른 숫자에 더 마음들이 쏠려있다. 바로 몸무게이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몸무게 한 눈금 올라가고 내려가고에 말 그대로 울고 웃는다.
며칠 먹는 걸 줄여 몸이 가벼워진 상태에서 체중계에 올라서면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가 다시 숫자가 야금야금 올라가기 시작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학교의 여학생 기숙사 목욕탕에는 인기 있는 체중계가 있다고 한다. 체중계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숫자가 제일 적게 나오는 것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이다.
여성들이 이렇게 몸무게에 목을 매는 이유는 자명하다. ‘말라야 예쁘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배우며 모델이며 사회가 미인이라고 환호하는 여성들은 하나같이 바비 인형 체형들이니 여성들은 ‘살’이 무섭다. 자긍심이 덜 다져진 사춘기 소녀들의 경우는 특히 민감해서 미국 여고생의 90%가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뚱뚱함’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살찐 것 보다는 트럭에 받히는 교통사고를 당하는 게 낮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18세~25세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그렇게 대답했다. 이 조사에서 2/3는 뚱뚱한 것 보다 머리 나쁜 게 낫다는 응답을 했다.
여기서 정도가 더 심해지면 먹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거식증이 된다. 일체 음식에 손을 대지 않거나 폭식 후 모두 토해내는 등 섭생장애가 있는 여성이 미국에서 1,00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 환자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성들이 단지 ‘뚱뚱하다’는 생각 혹은 뚱뚱해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렇게 불행해야 할까? 이런 정신적 덫에서 벗어나자는 운동이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3년 전부터 전개되고 있다. ‘살’에 대해 말하지 않는 주간(Fat Talk Free Week) 운동이다. 18일부터 22일까지의 이번 주가 바로 그 주간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들, “나 요새 살쪘지?” “이 옷 입으니까 어때? 뚱뚱해보여?” “너무 예뻐졌다. 살 뺐어?” 등 ‘살’을 의식한 대화를 며칠간이라도 없애보자는 운동이다. 그리고 거울 앞에 맨 몸으로 서보라고 추천한다. 자신의 몸에 대해 칭찬 거리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깡마른 체형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받아들이며 건강하고 행복해지자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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