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시술 전문 병원인 ‘올림픽 레이저 메디칼 센터’와 임플란트 전문 치과인 ‘엘리트 치과’는 불경기에도 아랑곳없이 아침저녁 손님이 줄을 잇는다. 일정기간 동안 치료비를 나눠 낼 수 있는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타운내 많은 레이저 센터와 치과들이 이같은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은 소액으로 나누어 지불하면서 부담 없이 원하던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고, 병원 측은 환자를 유치할 수 있어 좋은 ‘윈-윈’ 프로그램이다. 거액의 치료비를 한꺼번에 낼 수 없는 사람도 많지만, 돈의 여부를 떠나 ‘왠지’ 심리적 부담이 적은 할부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항공사 젯 블루도 실직을 당한 모든 고객에게 비행기 표 전액을 환불해 주는 ‘프로마이즈 프로그램’(Promise Program)을 시행한다. 혹시라도 나중에 실직을 당할까봐 스트레스를 받는 고객들의 심리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다. 젯 블루의 로빈 헤이스 부회장은 “비행기 스케줄을 바꾸는 고객들이 여름철 성수기나 연휴기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환불 제도도 수정했다”고 설명하고 “고객들의 피드백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현대 자동차 역시 자동차 구입후 1년 내에 직장을 잃는 경우 다시 차를 리턴 할 수 있도록 하는 ‘현대 어슈어런스’(Hyundai Assurance) 마케팅을 일찌감치 단행,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신화를 일궈냈다.
‘정서예측’(affective forecasting)의 대표적 학자인 다니엘 길버트 하버드 대학 교수와 팀 윌슨 버지니아 대학 교수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사건의 충격을 과대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할부 프로그램과 실직시 환불 프로그램은 바로 이 같은 사람들의 심리를 제대로 간파한 방침이다. ‘만에 하나’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고객들이 궁지에 몰리지 않도록 ‘확신’을 주는 것이니 고객들은 기왕이면 ‘안전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는 기본적으로 그 안에 ‘사람을 위하는’ 인본주의 사상이 깔려있어야 한다. 엘리트 치과의 박우성 원장은 “페이먼트 미납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사정이 딱한 환자들을 위해 나누는 마음으로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을 위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손해 보는 심정으로 마음을 나누면 고객들의 신뢰와 호응이 따라 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성경에는 ‘좁은 문’과 ‘좁은 길’로 가라는 가르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지 않는 좁은 길이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은 길로 보이지만, 그 끝에는 분명 다른 길에서 얻을 수 없는 보람과 영광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어려운 지금이 바로 좁은 문, 좁은 길을 선택하는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홍지은/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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