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지역 초등학교의 한 여교사는 요즘 상당히 불안하다. 주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으로 교사들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소식 때문이다. 학교마다 경력 짧은 교사 순서대로 감원 통지를 받을 텐데 그 자신의 경력이 몇 년 안 되기 때문이다.
신혼의 이 여교사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지난 봄 첫딸을 낳아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한 데다 주택 가격도 떨어지고 해서 큰 집을 사서 새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우선 지난 연말 방송국에서 일하던 남편의 근무 시간이 축소되었다. 수입이 줄어들어 ‘더 큰 집’은 당분간 보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교사들 감원 바람이 불어 자신의 일자리도 장담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학교마다 젊은 교사일수록 불안하고, 젊은 교사가 많은 학교일수록 더 어수선한 요즈음이다.
LA 3가 초등학교의 수지 오 교장은 “교육계에서 일한지 35년이 되었지만 이렇게 대대적인 감원 바람은 처음이다”고 말한다.
주정부 예산삭감 여파로 각급 공립학교와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올해 줄여야할 예산은 총 74억달러. 줄일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줄이고 그래도 안되는 부분은 교사 감원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교사 한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만달러. 연봉과 각종 베니핏을 합친 금액이다. 이들 비용을 줄이기 이번에 감원할 교사는 주 전체에서 12만명이상이 될 전망이다. 감원 통지 시한은 오는 15일. 학교마다 불안하고 어수선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학생 수 70만명으로 주 전체에서 최대 규모인 LA 통합교육구도 대대적인 감원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일 교육위원회가 최종결정을 내리겠지만 현재 고려되고 있는 방안은 행정직 직원과 교사 감원, 조기은퇴 장려, 그리고 학급 정원을 늘리는 것 등이다.
교사 감원은 보통 경력이 2년 미만인 준 교사가 일차적 대상이 되고 그 다음은 정교사 중 경력 짧은 교사들. 감원은 교육구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준 교사가 많은 학교일수록 교사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고, 준 교사가 없는 학교는 감원 없이 잘 넘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3가 초등학교는 준 교사가 한명도 없는 학교. 그래서 수지 오 교장은 지난주 까지만 해도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두 가지 변수가 생겼다. 첫째는 저학년(k-3) 학급정원을 현 20명에서 24명 정도로 늘린다는 소문. 아직은 소문일 뿐이지만 그렇게 될 경우 교사 한두 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육구의 교감 수를 줄이는 방안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현재의 교감을 잃게 되거나 한 교감이 두 학교를 동시에 맡게 된다. 한 교감이 이 학교에 갔다 저 학교에 갔다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는 게 보통.
이렇게 예산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하려면 학부모들의 재정적 지원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 3가 학교의 경우 미술, 음악, 컴퓨터 등 교육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것은 학부모들이 주축이 된 각종 기금모금 덕분. “공립교육이 무료이던 시대는 지났다”고 오 교장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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