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브래들리 효과라고 불린다. 혹은 와일더 효과, 또는 디킨스 효과로도 불린다. 브래들리, 와일더, 디킨스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유명 흑인 정치인의 이름이다.
진보세력 흑인 정치인이 주요 공직에 출마한다. 그 경우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다. 백인 유권자 중 상당수가 여론조사에서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여론조사와는 큰 차이가 난다. 흑인 후보 지지율은 거품이 많다는 것이다.
1982년 탐 브래들리 전 LA 시장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줄곧 앞섰다. 그러나 고배를 마셨다. 다른 흑인후보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이후 브래들리 효과라는 말은 하나의 정설로 굳어졌다.
“만일 오바마가 대선서 패배할 경우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인종차별주의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설 것이다.” 한 관측통이 스스로 던진 질문이고, 답이다.
이 자문자답의 의도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브래들리 효과는 혹시 신화가 아닌가를 밝혀내려는 것. 1982년 ‘브래들리와 듀크메지언’ 주지사 선거전을 면밀히 재검토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정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 앞서 가던 브래들리가 추월을 당했나. 피부색 때문이 아니라 브래들리의 진보성향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게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예상을 깨고 피트 윌슨이 제리 브라운 전 주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역시 마찬가지 이유라는 설명이다.
“인종적 편견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흑인과 백인 후보 대결 때 정직한 여론조사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흑인 후보 지지율에는 분명 거품이 있다.” 다른 쪽의 입장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브래들리 효과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오바마 지지율은 최대 6%까지 잠식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세는 분명히 민주당 쪽이다. 그러므로 ‘3대0’ 영봉을 낙관할 정도다. 연방 상·하의원을 모두 석권하고 백악관도 차지한다는 것이다. 9월 이후 그 흐름은 더 뚜렷해졌다. 금융위기라는, 민주당으로서는 더 말할 나위 없는 ‘정치적 호재’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다. 생각보다는 오바마와 매케인의 지지도 차가 크지 않아서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의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는 지난주(10월13~19일) 현재 49.3% 대 45%로 오바마가 5.3%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 주에 비해 그 격차는 오히려 줄었다. “거기다가 브래들리 효과를 감안하면…” 민주당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끔직한 악몽이다. 그래서 불안한 것이다. 그나저나 브래들리 효과는 존재하는 것인가. 올 대선의 또 다른 한 가지 관전 포인트는 여기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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