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으로 처음 미국생활을 시작했을 땐 이곳에 내가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없어서 한국에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 가서 만나요” 했다. 그러나 이젠 정말 안녕이다. 어제는 내가 유학 올 때 같이 와서 그동안 함께 유학생활을 한 소중한 언니가 떠나갔다.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늘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며 힘든 시절을 함께 했는데 그 언니의 뒷모습에 어쩜 그리 눈물이 나는지…
방학마다 꼬박꼬박 한국을 가고 졸업할 날짜만 세고 있던 지극히 한국인이던 내가 어찌하여 이곳에 머물러서 살게 되었는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영주권이 나왔을 땐 신이 나고 감사해서 기쁘기만 했었는데 막상 내가 이민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그리 기쁘지만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미국에 와서 이민자들을 보았을 때 왠지 외로워 보이고, 10년전 이민 왔을 때의 한국 유행에 머문듯한 촌스러운 모습, 한국 사람끼리 얘기하면서도 영어를 쓰는 모습들 참 어색해 보인다 여겼는데… 그런데 그 모습이 나다.
한국 가서 살래 하고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때론 외롭기도 하고 때론 편하기도 하면서 골치 아픈 고민을 해보지만 결국은 모두 주 안 한 가족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이곳에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안진/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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