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들 사이에서 에어소프트건을 사용한 레포츠가 새로운 레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 동호회원들이 15일 열린 올해 6차 전투에 앞서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따다다다다다~~~”
콩알보다 작은 비비탄이 총구에서 뿜어져 나가는 것이 마치 장마철에 퍼붓는 소나기 소리와 흡사하다. 지난 15일 오후 땡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 속에 남부 뉴저지 한 농장의 폐건물 주변에는 각종 무기로 중무장한 한 무리들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며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요즘 한창 뉴욕 한인사회에서 주가를 올리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게임(운영자 탁범규)’의 동호회원들.
이들이 손에 든 각종 무기들은 이른바 에어소프트건으로 겉보기로는 실총과 다름없다. 건전지로 기어박스를 움직여 탄을 날리는 전동건에서부터 가스를 이용한 가스건까지 종류도 가지가지다. 여기에 군화와 군복, 군모, 각종 액세서리까지 몸에 채우면 웬만한 기력이 아니고선 무더위에 쓰러질만한 무게를 자랑한다.
이런 수고를 자청하면서까지 이들이 매월 최소 두 차례 이상 주말을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이유는 순전히 스트레스를 발산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놀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회원들은 “어릴 적 갖고 놀던 장난감총의 단순한 성인버전이 아니라 건전한 레포츠의 하나”라고 강조한다. 규정상 무기 등 각종 장비는 18세 이상 성인이 인터넷으로만 구입할 수 있어 직장에서 주문한 물건을 받아볼 때면 동료직원들의 잦은 오해도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지난해 버지니아텍 조승희 사건 발생 후에는 타인종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억울한 일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자동차에 장비를 싣고 가다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 단속에 적발돼 이런 저런 설명을 추가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도 많지만 회원들은 전투공시를 기다리는 낙으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서바이벌 게임에 푹 빠져있다.
2007년 3월말 결성된 동호회는 현재 회원수 200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원의 연령대도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가 주를 이룬다. 아직은 소수지만 여전사들도 간간히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운영자 탁범규씨는 “한국에서는 프로 에어소프트팀이 활동하고 있고 미 서부 한인사회에도 꽤
보급됐지만 아직 동부에서는 우리 동호회가 한인으로는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회원들끼리 팀을 나눠 전투하지만 조만간 실력을 다져 타인종 동호회와 맞붙어 볼 계획이다.
에어소프트건으로 레포츠를 즐기는데 필요한 기본 장비 구입비용은 약 400달러 안팎. 이외 각종 액세서리와 총기류를 종류대로 수집하자면 사실상 무한대로 늘어난다. 그래도 페인트볼 게임장비보다 장비가 크게 저렴하고 실제로 전쟁터와 같은 느낌은 훨씬 더 강한 것이 에어소프트건의 매력이다.
포로 구하기, 잠복전, 깃발 뽑기, 권총전, 엄호사격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요령. 동호회원들 중에서 실제로 군대를 갖다 온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지만 군경력자들이 작전대장으로 나서 전략도 짜고 팀을 이끌기도 한다.
회원들은 “매일 댓글을 달아주며 회원관리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도 운영자와 회원들의 끈끈한 전우애(?)가 동호회의 성공적인 운영에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www.heykorean.com/airsoft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5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