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발생한 화재로 이영부씨 등 한인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부 뉴저지 펨버튼 타운십 브라운스 밀스 지역 이씨의 주택 앞에 10일 지역주민들이 찾아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화재현자엥서 석유냄새 유가족. 이웃주민 주장
<속보> 지난 9일 남부 뉴저지 펨버튼 타운십 소재 브라운스 밀스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본보 6월10일자 A1면>의 정확한 원인이 10일 오후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숨진 피해자들의 가족과 이웃들에 의해 방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숨진 피해자 중 한명인 이영부(74)씨의 여동생 영 앨리슨(한국명 이영자)씨는 1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화재 현장에서 난방 오일 냄새가 아닌 석유 냄새가 심하게 났다는 얘기를 경찰로부터 들었다”며 “물론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겠지만 본인의 생각으로는 분명 방화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앨리슨씨는 “이번 화재가 난방 오일 탱크의 폭발 때문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지만 오일 탱크는 땅속 깊숙이 묻혀 있기 때문에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가족들도 경찰의 수사 발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인근 이웃 주민 다수도 화재 원인을 외부에 의한 방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이웃 주민은 “불이 크게 난 곳은 부엌 쪽 보다는 이영부씨와 이묘선 할머니의 침실이 있는 쪽이었으며 오일탱크도 상대적으로 화재 피해가 적었던 집 뒤쪽 부분 지하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계획된 외부의 소행이지 않고서는 이처럼 큰 불이 순식간에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앨리슨씨에 따르면 숨진 한인 3명 중 이영부씨와 이묘선(92)씨의 시신은 불에 탄 상태에서 발견됐으나 영부씨의 부인 이태숙(67)씨의 사체는 비교적 훼손 상태가 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현재 화재를 수사 중인 펨버튼 타운십 경찰과 벌링턴 카운티 소방서는 “아직까지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원·김노열 기자>
[화재사고 희생자는 누구?]
▲주택 화재로 사망한 한인 일가족. 왼쪽부터 이영부씨, 모친 이묘선씨, 부인 이태숙씨.
숨진 이영부씨는 여동생 영 앨리슨씨의 초청으로 지난 1976년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모친 이묘선씨와 부인 이태숙씨는 다음해인 77년 이민 왔다.
이씨는 트렌톤 인근에서 가장 큰 서양그로서리 도매상인 ‘만코(Monko) 캐쉬&캐리’ 등을 운영했었으며 평소 주위 사람들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쌓으며 한때 대남부뉴저지한인회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연로한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로서 평판이 자자했다.
지난 1970년대 말부터 화재사건이 발생한 집에서 거주하며 딸 2명과 아들 1명을 양육했으며 몇 년 전 은퇴한 이후부터는 주로 친구들과 골프를 즐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앨리슨씨는 “우리 오빠는 성격도 좋고 골프도 잘 치며 노래도 잘 부르는 멋진 사람이었다”라며 참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 씨의 부인 이태숙 씨는 수년 전까지 트렌톤 인근의 미국계 햄 제조회사를 다녔으며 3년 전 교통사고가 난 이후부터는 집에서 가사일만 해왔다.
이묘선 할머니는 20여년간 뉴저지 한인침례교회에 출석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그간 교회내에서 다양한 봉사활동도 펼쳐왔다. 뉴저지 한인침례교회의 문종성 담임목사는 “연세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셨던 분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꾸준히 교회에 출석하면서 왕성한 교회활동을 해오셨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화재 사건 주택 앞에는 이씨 가족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려는 이웃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및 미국인 이웃들은 지난 30여년간 이곳에서 온화하고 평화스럽게 살아온 이씨 가족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이태숙씨와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한인 김모씨는 이날 사건 현장 앞에서 오열을 터뜨리며 “너무나 마음 좋고 정이 많은 가족이었다”며 “어떻게 이렇게 허무하게 갈 수 있느냐”라며 통곡했다.
고인들의 장례식은 오는 13일 오후 1시 뉴저지 침례교회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정지원·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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