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근교에서 고기 도매상을 하는 이란 계통의 전문인으로부터 쇠고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미국 도매상에서 취급하는 고기는 ‘Beef’와 ‘Cow’(사실은 cow meat이지만)의 두 종류가 있다고 했다. 내가 한국에서 이슈로 떠오른 ‘월령 30개월’에 관해 질문했더니 그는 잠시 생각하고는 아마도 ‘Beef’는 30개월 미만일 것이고, ‘Cow’는 30개월이 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Beef’는 고기를 얻고자 기른 육우(肉牛)인 관계로 보통 30개월 되기 전에 도축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Milking or Babying’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소, 즉 젖을 짜거나 새끼를 낳게 하려는 목적의 소는 보통 30개월이 지난 것으로 송아지 낳는 기능이나 젖소로서의 기능이 다했을 때 도축하여 이렇게 얻은 쇠고기를 ‘Cow Meat’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그가 공급하는 비율은 30개월 미만인 ‘Beef’와 ‘Cow Meat’가 반반 정도로, 그 자신은 ‘Cow Meat’를 좀 많이 공급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 이유인 즉 자기의 주 고객이 좀 가난한 히스패닉 계통 식품점과 식당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가격을 설명하자면 주물럭 고기인 안창살(Flat Meat)의 경우 육우로부터의 ‘Flat meat’은 자기가 지금 파운드당 3.70 달러 정도로 공급하는데 비해 ‘Cow meat’은 2.20달러 정도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현재 미국 사람들이 30개월 미만이나 30개월 이상이나 맛과 가격에 의해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모두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맥도널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식당에 쓰이는 고기는 거의 다 ‘Cow Meat’로 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이른 봄 미국의 샌드위치 체인점인 서브웨이를 열심히 추격 중인 퀴즈노라는 체인점에서 ‘Prime Ribeye’ 샌드위치를 3.99 달러에 판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했는데 ‘Prime Ribeye’는 맞지만 그것이 육우가 아니라 ‘Cow Meat’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Beef’의 ‘Prime Ribeye’는 파운드에 3.90 달러, ‘Cow’의 경우는 1.90달러이던 것이 한 때 3달러까지 올라가서 식당에서 곤란해 했다는 일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 도매상은 미국에서 한국에 30개월 이하, 30개월 이상 월령 소를 모두 팔려는 것은 시장에서의 균형을 위한 것이지 자기들은 안 먹고 한국에만 팔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 개인적 견해로 광우병 위험은 확률적으로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자기네 이슬람교도들은 종교적 이유로 특수한 방법으로 도축한 소위 ‘Halal Meat’을 먹는데 도축 비용이 비싸고 고기값이 너무 올라가는 것을 염려해서 거의 모든 이슬람교도들이 먹는 ‘Halal Meat’은 자기가 아는 한 최소한 미국에서만은 30개월 이상 된 ‘Cow Meat’라면서 그는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정말로 걱정스러운 것은 광우병이 아니라 소를 키우면서 성장 호르몬, 항생제 등을 마구 섞은 사료를 먹이는 것이라고 했다.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요사이 7-8살에도 초경을 할 정도로 애들이 성적으로 일찍 성숙한데 이것이 호르몬 투여 사료를 먹고 자란 소고기를 먹어서 그런 것 같다는 것이다.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