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한 친목단체에서 5년 동안 모금한 건축기금 수만여달러가 지난해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이 최근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단체의 주요 임원들은 부랴부랴 진상 규명에 돌입했고 단체의 전임 회장이 자신의 임기기간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비용을 변제하기로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자체조사 결과 공금 횡령도 전임회장이 직접 저지른 게 아니라 단체 사무실에 근무했던 한 직원이 벌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번 공금횡령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각종 음해성 루머와 제보가 이어졌다.
한 제보자는 “전임 회장이 엄청난 공금을 횡령했으니 빨리 기사화 하라”며 “나는 잘 모르고 다른 사람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으니 연락을 취해 보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기자에게 말하기도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고 시도했지만 이 제보자는 기자의 요청을 무시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설사 제보자의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잘 모르는 사건에 대해 당사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무조건 기사 작성을 요구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제보자가 알려준 또 다른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이번 사건은 큰 문제없이 해결됐다”며 제보 내용도 사실과 다름을 확인해 줬다.
이같은 제보가 언론사에 접수됐다는 소식을 접한 단체의 전임 회장은 “명예훼손으로 소송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자신이 몸담았던 단체의 위상을 실추시킬 수 없어 그냥 덮어버리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단체 전직 회장단의 신속한 중재도 있었다.
신문사에는 매일 수많은 제보와 독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방금 타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제보도 있고, 커뮤니티 부조리를 고발하는 전화도 있다. 전화 한통, 한통을 소중하게 생각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몇몇 제보는 자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섭섭한 행동을 했거나 아니면 그저 마음에 들지 않아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심정에서 비롯된 보복성 전화이기 때문에 사실여부 확인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물론 본인에게는 너무도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이거나 정말 상대방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어 제보를 해올 수도 있겠지만 분명 우리가 사는 LA에는 지켜야 할 법이 있다.
‘욱’ 하는 마음에서 내뱉은 발언은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 영업방해에 대한 보상 청구소송, 허위사실 유포 등 돌이킬 수 없는 문제로 확산돼 ‘부메랑’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
이미 한국에서는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악성 리플에 대한 법적 소송도 줄을 잇고 있어 말을 하기 전 ‘내 말이 상대방 또는 주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한 뒤 제보전화를 할 것을 독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김진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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