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를 할 때 사르코지와 브루니의 모습.
해외순방에 나서 프랑스령 기니아를 방문한 사르코지.
그의 충성심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모시는 주군의 정치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결혼날짜도 연기했을 정도다. 그가 모셔온 주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한 미국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충성스러운 그를 ‘저능아’라고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주어진 자리를 지켰다. 그 충성심에 대한 보상이었던가. 사르코지는 이 충복에게 자신의 정치기반이었던 파리외곽의 최 부유층지역인 뇌이쇠르센시 시장에 출마토록 공천했다. 엘리제궁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사르코지의 충복 다비드 마르티농은 그러나 출마포기를 선언했다. 왜 포기했나.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들, 장 사르코지가 뇌이쇠르센시 시장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혀서다. 말하자면 마르티농으로 하여금 출마를 포기하도록 강요한 것이다.
뇌이쇠르센 시장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대통령의 아들 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수퍼 모델겸 가수와 결혼 후 지지도 급락
이번엔 아들이 정치개입선언, 새 구설수에
“여러 가지 여건이 지방선거 캠페인을 어렵게 하고 있다. 때문에 물러난다.” 마르티농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는 엘리제궁 대변인 직 사임서도 제출했다. 그런데 문제를 더 재미있게 끌어가기 위해서인지 사르코지 대통령은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에 취임한지 불과 몇 달이 안 된 현재 사르코지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만 있다. 이 상황에서 불거진 뇌이쇠르센시 시장 선거를 둘러싼 괴이한 해프닝은 사르코지 정부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신호로 비쳐지고 있다.
사르코지의 하이퍼 스타일은 처음에는 활력소로 받아들여졌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 정부가 너무 노쇠해 무기력하게까지 비쳐진 것과 대조를 이루어서다. 그러던 것이 점차 이상해졌다. 요즘에는 ‘목표 없는 무조건적인 움직임’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건 부머랭의 법칙이다. 힘차게, 그리고 멀리 던질수록 더 빨리, 그리고 맹렬한 숙도로 되돌아온다.” 르몽드지의 논평이다.
최근 들어 사르코지 지지율은 더 떨어져 최저선인 39%가 됐다. 입소스-르푸앵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르코지 지지율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19%, 지난달에 비해서는 10%가 낮아졌다. 이와 별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는 수퍼 모델에서 가수 그리고 이제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카를라 브루니와 결혼한 후 사르코지에 대한 이미지는 점차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의 프랑스인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그 결혼으로 사르코지의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프랑스인은 불과 4%였다.
지방선거 시즌을 맞아 사르코지는 벌써부터 ‘정치적 부담’만 되어버렸다. 사르코지가 오래 이끌어온 여당인 대중연합운동(UPM)의 출마자들조차 다음 달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사르코지와 가능한 멀리, 멀리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보르도 시장선거에 출마한 알랭 주페 전 총리는 아예 UMP의 로고를 떼고 캠페인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1983년에서 2003년까지 뇌이쇠르센시의 시장을 지낸 사르코지는 이번 지방선거를 맞아 그의 측근들을 대거 발탁해 출마시켰다. 자신과 UPM의 파워 베이스를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상당한 반발이 일고 있다.
충견과도 같은 마르티농을 손수 픽업해 뇌이쇠르센시 시장선거에 출마시킨 것도 그렇다. 여간 반발이 거센 게 아니다. 측근정치의 본보기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르티농은 사르코지가 이혼한 둘째 와이프 세실리아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단지 그뿐으로 정치적 경험도 없고 출마지 주민도 아니다. 이런 그가 유세에 나서자 선거구민들은 심한 야유로 그를 맞이하기도 했다.
사르코지의 정치적 안방이다. 그러니 당연히 노이쇠르센에서 UPM은 승리해야만 한다. 그러나 비밀 여론조사 결과는 그 반대다. 그런 상황에서 사르코지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 장이 출마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올해 불과 21세다. 한 마디로 철부지다. 그런 장이 아버지의 ‘블레싱’도 받지 않고 출마를 결정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뭔가가 있다는 식의 시각으로 이 해프닝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반대의 시각도 있다. 아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역사책에 흔히 나오는 궁중음모 냄새가 난다는 얘기다. 사르코지가 이탈리아 출신 수퍼 모델과 결혼한 데 대한 아들의 복수라는 진단이다. 왕이 왕비를 버리고 새로 결혼하자 금발의 왕자가 어머니를 저버린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는 스토리를 방불케 한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어찌됐든 이번에는 아들문제로 또 한 차례 정치적 홍역을 치르게 됐다.
‘스스로 품위 지키겠다’새 프랑스 영부인 다짐
“일부일처제는 지루하다. 나는 남자를 길들이는 조련사다.” 누가 한말이던가. 카를라 브루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수퍼 모델이다. 그러다가 팝 가수가 됐다. 그 화려한 독신시절 숱한 염문을 부려왔던 그녀다.
이 ‘플레이걸’이 이제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결혼이 평생 지속 될 것이라고 믿는다.” 렉스프레스(L’Express)지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브루니가 결혼 한 건 지난 2일이다. 그러니까 아직 두 주도 안 지난 셈이다. 이 둘의 데이트는 상당한 유명세를 탔다. 그리고 공개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혼식은 조용히 치러졌다. 엘리제궁에서 비공개로 올려진 것이다.
사르코지는 이번으로 3번째 결혼식이다. 브루니는 처음이고. 이 결혼을 바라보는 프랑스인들의 시선은 그런데 결코 곱지 않다. 브루니의 남자관계가 보통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사르코지는 전 부인 세실리아와 이혼한지 넉 달도 채 안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연 끝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다. 이 렉스프레스와의 대담에서 브루니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이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명한 퍼스트fp이디가 돼 결코 품위를 잃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
그 말이 과연 지켜질까. 많은 사람의 관심사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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