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연합뉴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적 이단’ 취급을 받아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공화당 보수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로 71살을 맞은 매케인 의원은 보수적 투표기록과 낙태 등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이민법개혁안과 선거자금법개혁, 부시행정부의 감세정책 등에 대한 엇박자로 보수핵심층의 지지를 잃었었다.
매케인은 지난주 보수주의자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쓰러뜨리기 위해 단결할 것을 호소했지만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혐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선 도전에 실패한 뒤 공화당 중심 지지층 중 하나인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을 ‘불관용의 사도들’이라고 비난한 전력 또한 ‘화해’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극우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러시 림보는 매케인에 대해 지난 10년간 자기 당의 등에 칼을 꽂기 위해 좌파에 손을 내밀다가 이제와서야 다름을 제쳐놓고 공화당을 위해 하나로 뭉치자고 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수선동가인 앤 콜터는 한발 더 나아가 매케인이 공화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차라리 힐러리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으며 복음주의 지도자 제임스 돕슨 또한 절대 매케인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핵심보수인사들은 이러한 긴장이 결국 힐러리와 오바마라는 두 후보간 경쟁으로 결집된 민주당이 분열된 공화당을 쓰러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딕 아미 전 하원의원은 우리는 현재 있는 것으로 대처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조지 앨런 전 상원의원은 매케인과 나는 일부 쟁점에 대한 입장이 크게 다르다면서도 매케인이 최상의 전시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존 순 상원의원과 톰 코번 상원의원, 트렌트 로트 전 상원의원 등 의지가 될 만한 보수층 인사들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매케인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경선포기를 선언하고 사실상 자신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모든 이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9일 공개된 CPAC 행동주의자들의 예비투표 결과, 롬니는 경선을 포기했음에도 불구, 매케인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슈퍼 화요일 출구조사 결과 또한 매케인이 보수층에 대해 제한적인 매력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매케인은 보수층 전체에서 32%의 지지를 기록했지만 ‘매우 보수적인’ 유권자들로부터는 단지 19%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그쳤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백인 기독교인의 78%가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던져 승리를 견인했던 전례를 볼 때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이탈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매케인의 대선 입후보는 주로 복음주의자들로 구성돼 있는 미국의 ‘종교적 우익’ 세력이 앞으로도 현재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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