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한국관을 개관한 아시아 태평양 박물관의 외관. <이승관 기자>
패사디나‘아시아 태평양 박물관’에‘한국관’생겼다
민화·도자기 등 23점 전시
패사디나에 위치한 ‘아시아 태평양 박물관’(Pacific Asia Museum)에 한국관이 최근 문을 열었다.
미 서부 지역에서 한국 미술 전용관이 생긴 건 지난 1999년 LA카운티 박물관(LACMA)이 한국관을 개관한 이후 두번째다.
2년 가까운 준비 기간을 거쳐 문을 연 한국관은 380스퀘어피트 규모로, 비록 크지는 않지만 민화, 도자기, 갓 등 모두 23점의 한국적인 특색이 잘 드러나는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이 전시물들은 모두 박물관 측이 직접 구입하거나 작가나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은 것들이다.
전시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구리를 도금한 16세기 조선 시대 좌불상으로 중국 불상의 영향을 벗어나 한국적인 불상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게 박물관 측 설명이다.
또한 뉴욕에 활동하고 있는 한인 작가 박정은씨 작품과 전통 민화를 한국관 입구에 배치해 한국 전통 미술품과 현대 미술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운 마셜 관장은 “한국 미술은 아시아에 있어 중심축(pivot)의 역할을 해 왔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그 독특성과 섬세함으로 인해 한국 미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태평양 박물관은 미국 내 4개 아태 지역 문화재 전시 박물관 가운데 하나로 비영리 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 주소는 46 N. Los Robles Ave., Pasadena이며 개관시간은 수~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다. 입장료는 성인 7달러, 학생과 시니어는 5달러.
한편 아시아 태평양 박물관측은 오는 8일 오후 6~8시에 개막 리셉션을 갖는다. 문의 (626)449-2742 www.pacificasiamuseum.org
<조운 마셜 박물관장>
“한인 커뮤니티와 교류 기대”
“한국관을 한국 미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으면 합니다.”
조운 마셜(사진) 아시아 태평양 박물관장은 한국관 개관과 관련해 무척 고무적인 표정이었다. 마셜 관장은 “한국 미술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 동안 일시적인 전시회를 몇 번 유치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 상설 전시관을 개관하게 돼 무척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셜 관장은 한국관 개관 배경에 대해 “한국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문화재 소장자와 작가들의 기증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마셜 관장은 “한국관이 규모는 작지만 위치나 소장품의 중요성은 결코 작지 않다”며 “한국 미술 강좌나 전문 가이드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관련 이벤트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셜 관장은 또 “한국 미술품 소장자들의 기증을 바란다”며 “한국관 개관을 계기로 한인 커뮤니티와의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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