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가도 별무이상
개빈 뉴섬 SF시장
끊임없이 흘러나온 동성애 소문, 부인과의 결별, 죽마고우 겸 선거참모장의 부인이자 자신의 비서인 여성과의 몰래 한 사랑, 게다가 치료를 요하는 수준의 알콜중독.
나이 젊고 돈 많고 미남인 개빈 뉴섬 샌프란시스코시장(39, 사진)을 둘러싸고 터져나온 스캔들 목록은 화려(?)하다. 한국 같으면 당장 뭐가 돼도 됐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비리나 비행이 상식화된 한국정치 촉수로 보면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미국에서 벌어진 일인데도 뉴섬을 대하는 여론은 그리 따갑지 않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선거에 재도전하는 입장인데도 뉴섬 캠프는 초조와 긴장으로 주눅이 들기는커녕 ‘다소 조심스럽긴 하지만 매우 여유로운’ 표정들이다.
당락 전망에 이르면 더욱 여유롭다. 선거캠프의 한 간부는 “투표는 사생활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 시정활동을 어떻게 잘 수행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재선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SF크로니클지 8일자 1면 하단에 실린 관련기사 제목도 “시장의 재선전망 좋다”였다. 최근 줄이어 터진 악재에도 불구하고 뉴섬을 위한 기부금이 속속 답지하고 있고 시민들의 직무수행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고 전했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선거참모의 말처럼 그가 사생활과는 별개로 시정을 무리없이 잘 이끌어온 덕분이다. 무능한 도덕군자보다는 유능한 일꾼을 원하는 표심이 아직 이렇다할 이탈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여비서와의 스캔들이 외부에 불거질 즈음 그가 지체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개리에 사과하고, 이틀 뒤에는 스스로 알콜문제가 있다며 치료를 받겠다고 고해성사를 하는 등 문제를 숨기거나 발뺌하지 않고 진솔하게 풀어가려는 자세가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의 두번째 고해성사 회견이 보도된 뒤 언론인터뷰에 응한 상당수 시민들은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동정론을 펴기도 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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