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임스 주최 제37회 한국문학 번역상 공모전 시 부문
상금 250만원 전액 한국 봉사단체 기부키로 해 더욱 찬사
앞줄 왼쪽부터 매튜 C. 로스, 에빗 S. 우들리, 디안드레아 새뢴판, 카멘 앨런-핸키, 전혜진(지도교수), 뒷줄 왼쪽부터 그리고리 앨런 켈시, 알렉산더 코벗, 잔 D. 스티븐슨, 로드니 브룩스, 데릭 J. 메리엇. <사진제공-DLI 공보실>
미국은 넓고 할일은 많다. 남자 여섯, 여자 셋, 이들 9명은 군인의 길을 택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한 데 모일 충분조건은 아니었다. 82년생부터 87년생까지 나이는 그럭저럭 엇비슷해도 이들은 육군 공군 해병대 등 소속이 달랐다. 버지니아 테네시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미주리 등 출신지역도 제각각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북가주 몬트레이 국방외국어대(DLI)에 모이게 만든 인연의 끈은 한국어였다. 막연한 호기심에, 언뜻 맛본 한국문화에 이끌려서, 이웃 한국유학생의 영향으로 등등 이들이 수많은 외국어 중 한국어를 전공으로 선택한 동기 또한 9인9색이지만.
DLI에서 63주 집중코스 한국어과(학과장 임병준 교수)에 재학중인 이들 군인학생 9명이 최근 깜짝 놀랄 일을 해냈다. 본보 자매지인 한국의 대표적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스지와 한국외환은행이 공동주최한 제37회 한국문학번역상 공모전에서 시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한국어의 감칠맛을 더욱 깊이 느끼면서 학습열의를 더불어 채근하고 학습효과를 스스로 시험하자는 뜻에서 이들은 매주 금요일 방과후에 따로 모여 전혜진 교수(사진 맨 오른쪽)의 지도아래 ‘요리사와 단식가’ 등 장정일의 시 4편을 매끄럽게 번역해 으뜸상 영예를 안았다.
2000년 공모전 시부문 으뜸상 수상자인 전 교수는 코리아타임스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대상 언어(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제한적이어서 애로를 겪었다”며 “예컨대 ‘옷장’의 경우 학생들이 ‘클로짓(closet)’으로 번역하려다 한국식 주택에는 빌트인(built-in) 클로짓이 없다는 등 설명을 듣고는 ‘아하, 워드로브(wardrobe)!’ 하는 식으로 맞춤단어를 선택해나갔다”고 귀띔했다.
한국어를 배운지 30주 안팎밖에 안되지만 부족한 실력을 공동노력으로 메꾸며 거둔 최고상, 이들의 기염은 또 있다. 상금 250만원(약 2,700달러)을 전액 한국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몬트레이 헤럴드지는 이들의 상큼소식을 지난 1일 1면 머릿기사로 다뤘다. 오는 9일(한국시간) 서울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는 이들 중 3명이 전 교수 인솔하에 참석한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DLI 학생들의 한국문학 번역대상 공모전 수상작은 8일자 <문화&스타일> 섹션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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