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받기까지 우여곡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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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개최된 평통 미주지역 전체 회의는 미주 평통 위원 800여명중 약 55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회의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외교부총리, 통일부 장관 등의 연설을 통해 남북 문제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들을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특히 이번 12기 평통 출범에 맞추어 새롭게 조직된 북미지역 부의장께서 미주 지역 평통 위원들의 단체 방북을 추진하기 위해 사전 탐사차 북한을 다녀온 보고도 들을수 있었다. 부의장님은 우리 샌프란시스코 협의회에도 올 9월에 여러 다른 지역 협의회와 같이 북한을 함께 방문하자고 제안 하신적이 있었으나 원래 자체적으로 방북을 추진하고 있었던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또다시 추가 항공료를 부담하면서 가야되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지 않아 이번에 독자적으로 방북을 추진하기로 하였고 이에 대해 부의장님의 양해를 구했다.
서울에서의 공식 평통일정을 끝내고 5월 6일 토요일 아침 서울에서 북경으로 출발 하기직전 미국에 있는 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북한 유엔 대표부의 C참사관으로부터 평양의 승인이 마침내 났다는 통보가 왔다는 소식이었다. 일행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한 후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북경길에 올랐다.
주말을 북경에서 관광으로 보낸후 5월 8일 월요일 오전 협의회 간사와 함께 북경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방문하였다. 비자를 받기 위해서였다. 상당히 큰 터에 자리를 잡고 있는 북한 대사관 이었는데 입구표시가 정확치 않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무조건 제일 큰 정문을 통해 당당히 들어가기를 시도하였지만 참담하게 쫐겨나왔다. 저기 뒷쪽문으로 돌아 들어가란다. 그러나 그곳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전혀 모르는 중국 군인이 비자를 받으러 왔다는 우리의 이야기를 알아 듣지 못하는건지 전혀 들여보내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전날 사귀어 두었던 조선족 동포를 불러 통역을 한후에야 겨우 들여보내 주었다.
비자 발급 당담자는 무척 세련된 인상을 가진 북한 영사였다. 그는 친절히 우리를 맞아주었으나 비자 문제에서는 뜻밖의 대답을 주었다. 우리 일행의 평양 승인을 받은적이 없다고 했다. 자기로서는 어쩔수가 없으니 오후에 다시 와보라고만 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싸워서 우겨 볼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일행은 지금 비자가 나올줄 알고 한창 관광에 열중 중인데 지금와서 방문이 취소 됬다고 한다면 그 비난을 어찌 감당 하겠는가. 북경에서의 평양 항공편은 화요일과 토요일 두편 밖에 없으므로 이날 비자를 못받으면 이번 방문은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앞이 캄캄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뉴욕에 있는 북한 유엔 대표부의 C참사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국에서는 저녁 11시의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걸 따질 겨를이 아니었다. 그간 사정을 설명하고 지금 즉시 평양에 연락을 취해 북경 대사관에게 승인을 통보해 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는 지금쯤은 승인이 가 있었을텐데 이상하다고 하며 이메일을 띄어줄테니 걱정말고 다시 가보라고 했다. 또다시 믿어보기로 하였다.
오후가 되어 북한 비자 당담 영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직 정식으로 서면도착은 하지 않았으나 평양에서 비자를 발급해주어도 좋다는 전화를 받았으므로 우선 평양행 항공표를 구입하고 오후 4시쯤 비자를 받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감사!) 북한에 들어와 들은 뒷 이야기로는 미주 평통 부의장님의 북한 방문 교섭이 진행 되고있는 중이라 이미 승인이 나있었던 우리 협의회의 방문도 재고되어 있었던 상황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결국 이미 북한에 와있던 K목사님의 강력한 권고에 의해 거부될뻔 했었던 우리의 방문이 막판에야 극적으로 허락되었던 것이다. 어쩄든 이번 우리의 방북은 이러한 작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실현되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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