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웃음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말았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중국의 전설은 그런 일이 있다고 전한다. 여산봉화(驪山烽火)라 하든가. 이 고사가 바로 그 스토리다.
얘기의 주인공은 포사(褒似)라는 여인이다. 한 마디로 엄청난 미인이었던 모양이다. 한 주책없는 왕이 보자마자 반했고 수많은 후궁 중에 홀로 총애를 받았다고 했으니.
이 포사에게는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좀처럼 웃는 법이 없는 것. 이 미녀의 웃음을 사고자 안달하는 왕에게 한 가지 괴이한 계책이 올려졌다.
잔치를 벌인 후 봉화를 올리면 제후의 대군이 몰려들고 결국은 헛걸음을 치게 한 다음 그 제후들을 놀린다면 그녀도 웃을 것이라는 아이디어. 말 그대로 실천했음은 물론이다.
제후들은 급히 달려왔다. 그러나 아무 일이 없어 허둥대기만 했다. 이 광경에 포사가 활짝 웃었다. 그 화사한 웃음에 왕은 정신이 반쯤 나갔다. 웃음을 사고자 여흥은 반복됐다.
그러다 실제 상황이 벌어졌다. 진짜 오랑캐가 쳐들어온 것. 이번에도 봉화가 올랐으나 제후들은 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성은 함락되고 나라는 망했다. 근 3,000년 전의 얘기다.
이 여인의 웃음은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한 왕국을 망하게 했으니, 요즘 돈으로 따지면 최소한 수십억달러짜리는 되는 게 아닐까. 웃음이 곧 상품이다. 그러니 웃어라. 요사스런 웃음이 아니고 건강한 웃음 말이다.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캠페인 아닌 캠페인이라고 한다.
독일인은 웃을 줄 모른다. 독일 문화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독일인을 두고 헬무트 콜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독일인은 웃기를 두려워해 집에 가 지하실에서 혼자 웃는다.”
이런 독일인에게 웃음을 가르친다. 월남전 때 미군 장군이 베트콩에 가입한 것에 비유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기 캠페인은 날로 호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이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건 다 알려진 사실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할 필요조차 없다. 단지 그 때문뿐이 아닌 모양이다. 실업률은 12%에 이른다. 게다가 웬 날씨는 그렇게 우중충한지. 이 상황에서 때를 얻고 있는 게 웃음 강습소라고 한다.
모든 걸 우울하게 하는 상황이 오히려 웃음의 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억지로라도 웃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맞이했다는 것이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나. 웃음 강습소가 한국서도 유행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니 말이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정치권에서도 ‘웃음=표’라는 개념 아래 스마일 운동이 한창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은 평생에 88일 정도를 웃음으로 보낸다고 한다. 그 날들이라는 게 그런데 그나마 20세 이전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웃음에 관한 한 한국인의 삶은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웃으며 살자’-. LA에서도 벌임직한 캠페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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