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도심이 없는 도시로 유명하다. 낮에는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해만 지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밤이면 인적이 끊기는 유령 도시가 최근까지 LA 다운타운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런 다운타운의 모습이 좀 달라질 것 같다.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엘라이 브로드 주축이 돼 만든 ‘그랜드 애비뉴’ 프로젝트와 역시 부동산 재벌 팀 레이윅이 미는 ‘LA 라이브’ 프로젝트가 실천에 옮겨지기 때문이다.
그랜드 애비뉴 계획은 18억달러를 들여 벙커 힐에서 시청까지의 버려진 공간에 16에이커의 공원과 샤핑몰, 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는 것으로 이것이 완성될 경우 LA 도심은 파리의 샹젤리제를 닮게 될 것이라고 이 프로젝트 추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공원을 어떻게 꾸밀까에 대해서는 아직 토론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렌지 나무가 있는 정원을 만들고 수로와 분수가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안이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은 먼지와 매연밖에 없는 도심은 온갖 꽃들과 오렌지 향기 날리는 시민들의 아늑한 휴식처로 변모하게 된다. 그랜드 애비뉴 프로젝트는 올 12월 착공돼 2009년 11월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LA 라이브’ 프로젝트는 지금 스테이플스 센터가 있는 인근에 55층 높이의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짓고 7,100석 규모의 극장, 방송국, 멀티플렉스 영화관, 식당, 나이트클럽을 곁들인 초대형 관광 위락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요지다. 총 17억달러의 예산이 책정된 이 공사가 완성되면 LA는 ‘세계 이벤트의 수도’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물론 이런 꿈같은 프로젝트가 실현되기까지에는 많은 장애가 놓여 있다. 그 중 제일 큰 난제가 홈리스 문제다. LA 다운타운의 홈리스 인구는 현재 8,000~1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미 주요 도시 중 최대 숫자다. 이들을 어떻게 사라지게 할 것인지를 놓고 제임스 한 전 시장 때부터 LA의 정치, 종교, 재계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왔지만 수년째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많은 마약 딜러들이 다운타운을 본부로 하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그러나 이는 천재가 아닌 인재다. 사람들이 만든 문제는 지혜와 힘을 합치면 사람들이 풀 수 있다. 우리는 서울의 청계천 복원을 통해 지도자와 시민이 힘을 합치면 도시의 모습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를 봤다. LA 지도자들이라고 못 해낼 이유가 없다.
이미 다운타운 일대는 디즈니 콘서트 홀이 들어서고 많은 고층 콘도가 세워지면서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이들 두 대형 공사는 어둡고 지저분한 다운타운의 면모를 일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꼭 다운타운 재개발이 예정대로 이뤄져 LA도 뉴욕과 파리에 못지 않은 자랑스런 도심을 갖게 되길 기원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