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코스타장로교회 담임목사 ]
오늘은 나의 ‘마음론(論)’이다. 우선 내 주일설교 내용의 한 토막으로 나의‘마음론’을 출발해본다(존칭 어미 생략). “마음은 이상하다. 내 것인데도 조종이 잘 안 된다.그러면안 되는데 (마음은) 그러고, 그래야 되는데 (마음은)안 그래준다. 마음은 한 마디로 지 맘 대로다. 내가 주인인데도 주인인 내 말을 안 들으려 한다. 그래서 어쩔 땐 밉다. 그래도 버릴 수 없는 게 또 내 마음이다.
왜? 내 것이니까. 내 속에서 떠나기 싫어하는 내 ‘피붙이’니까. 그럼 그런내 마음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무엇일까? 내 힘으로 조종이 안 되어 얄미운 것인데도, 그래서 내 곁을 떠나라 명령하고 싶은 것인데도, 여전히 품고 살아야 할 ‘그 중요한’ 마음을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무엇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정말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하는 건 있다. 일단은 마음이 먼저 ‘그래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마음의 결정 따라 나도 쉽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니까. 그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오죽 답답했으면 설교 들으러 온 교인들 앉혀놓고 이런 푸념의 설교를했을까? 하지만 이것이 나의 솔직한 (그때의) ‘마음론’이었다. 그러나 설교까지 이렇게 했으면서도 내가 내린 마지막 결론 부분은 영 석연치 않았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물론 이 결론이 설교 전체의 결론은 아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 된다. 하지만 마음이 ‘그래주기’만을 끝까지 기다린 후에야 내 행동도 따르겠노라는 결론은, 무엇보다도 의지적인 극복의 장면들을 타인들보다는 더 많이 연출해줘야 하는 목사로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마냥 기다리기는 좀 그렇다. 그 이유는, 마냥 기다렸다간 한 건도 제대로 건지기 힘든 존재가나(인간)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내 마음의 ‘자연스러운’ 연출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배우여야 한다면, 그 배우에겐 그‘자연스러움’의 기회는 생각보다 드물게 찾아온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예로 든다. 교회 교인들은 전도해야 한다. 예수 믿으라고 권해야 한다. 그걸 전도라고 한다. 그러려면 전도의 콘텐츠인 복음을 어떤 형태로든 ‘입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힘들어서였는지, 아님 하기 싫어서였는지, 이런 고상한(?) 말들이돌기 시작했다. “목사님, 이젠 입으로 전도하는 시대는 끝났어요. 행동으로 보여줘야 돼요.” 그러나 난 불만이다! 글쎄, 어느 누가 구술(口述)전도 시대의 종언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못 박아 결정내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목사로서 그런 당당한 언급의 주인공을 향해 역으로 질문을 던진다.
“형제(자매)님, 한 가지만 여쭤봅시다. 그럼 형제(자매)님은 형제(자매)님의 행동으로, 평생 동안 몇 명이나 주님 앞으로 인도하실 것 같습니까(하셨습니까)?” 그러면 그때 돌아오는 답은 대개 “…”이다. 내 마음이 그래줄 때까지 난 기다린다!? 멋있어는 보인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그런 식의 자연스런 심행일치(心行一致)를 빈번하게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매우 드물 것이다. 아니 단 한 명도 없을 수있다.
어쩌면 현자들이 그걸 찾다가 세월 다 보냈다. 다 찾은 것 같으면 임종의 순간이 이미 코앞에 와있다. 즉 한번도 제대로 못 써보고 찾기만 하다 막을 내렸다는 뜻이다. 기독교적 표현을 쓰자면 인간은 죄인이다. 죄인이기 때문에 마음도 부패해있다. 그러므로 신앙으로 다스리는 게 마음이지 나를 옭아매는 게 마음이 아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강변의 순간마저도 내 맘 한 구석에서 들려오는 솔직한 음성, “그래도 마음은 역시 지맘대로야!” 음, 씁쓸!! 그러나… 그래도 맘 대로인 내 마음은 역시 ‘내가’ 붙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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