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나자 샤핑몰이 다시 붐비기 시작한다.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을 노리는 알뜰 소비자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받은 선물을 반품·교환하는 사람들. 백화점마다 소비자 서비스센터 줄이 한없이 길다.
미국에 처음 오면 “미국은 정말 살기 좋은 나라로구나”싶은 때가 여러 번 있지만 그중 하나는 구입한 물건을 바꾸러 갔을 때이다.
물건을 산 후 한참 쓰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가져가도 그 자리에서 바꿔주고, 반품하겠다면 두말 없이 돈을 내어주는 데, 그 관대함에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하다.
80년대 미국생활을 시작한 B씨의 경험 - 처음 미국 와서 TV를 한 대 샀는데 한달쯤 보다 보니 화면이 작은 것 같았다. 화면이 좀 더 큰 TV로 바꿀 수 있을 까 문의를 했더니 두 말 없이 큰 사이즈로 바꿔 주었다. 그리고는 또 한 두달 TV를 잘 보았는데 때로 화면이 선명하지 않았다. 백화점에 전화를 하니 그대로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가니 다시 새 TV로 바꿔 주었다.
“몇 달이나 본 TV를 새 것으로 바꿔 주는데 내가 오히려 미안하더군요”
한국에서는 물건 산 후 돌아서서 반품하려 해도 온갖 수모를 감수해야 하던 게 불과 얼마 전까지의 일. 그에 비하면 미국 백화점의 반품·교환 정책은 너무 관대해서 이렇게 해도 비즈니스가 되나 싶을 정도이다.
미국의 백화점 중에서도 교환정책 좋기로 유명한 곳은 노스트롬. 어떤 물건이든, 영수증이 있든 없든, 기간이 얼마나 지났든 고객이 바꾸겠다고 하면 두말없이 반품해 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노스트롬에 가면 타이어도 반품해준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 그 백화점에서 타이어를 팔지는 않지만 소비자가 ‘여기서 산 물건’이라고 우기면 반품해주는 게 원칙이라는 데서 나온 말이다.
반품 정책이 워낙 관대하다보니 평소 양심적이라고 자부하던 보통 사람들도 유혹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연말 파티 드레스. 최소한 수백 달러 씩 하는 드레스를 한번 입자고 사기는 아깝고, 파티에 새 드레스는 필요하고 …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빠지는 유혹이 일단 사서 깨끗이 입고 반품하는 것.
얌체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노스트롬을 포함, 미국 백화점들도 반품 정책이 이전 같지는 않다. 많이 까다로워졌다. 파티 드레스는 가격표가 잘려나가지 않고 제자리에 붙어있어야 반품이 되고, 어떤 상품이든 구매 영수증이 있거나 그 백화점 판매확인 테이프가 붙어있어야 반품이 허용된다.
그런가 하면 상습적으로 반품하는 고객들을 가려내는 업소들도 늘고 있다. 월마트, 반스 & 노블, 홈디포 등은 반품 기록 추적 시스템이 있어서 일정기간 너무 자주 반품하는 고객이 오면 캐시어에 ‘요주의’경고가 뜨게 되어있다. 이제는 물건 살때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생각없이 물건을 사고 바꾸기를 너무 자주 하면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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