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깃을 펴면서 천천히 기지개를 켰다. 이에 난 창문을 열었다. 그는 알겠다는 듯 날아 나갔다. 한참을 온갖 안간힘으로 파닥이더니 이윽고 구름까지 솟아올랐다.
구름 뚫고나간 매는 눈앞이 훤하게 트이자 원형으로 한 바퀴를 돌고 나서 바람처럼 제 길을 날아가고 있었다.
김용팔,‘매’전문
장식품으로 놓여있는 조형물인 매가 날을 수 있을 거라고? 내내 카펫이나 내려다보며 상상의 세계나 그리고 앉아있겠지. 그런데 어느 날, 커튼을 걷어내고 창문을 열었더니 그 매는 기지개를 키고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지 않는가. 나의 생활과 삶에서도 닫아 두었던 것을 열어 젖힌다면 하늘처럼 밝고 넓은 세계가 눈앞에 나서는데 그냥 그대로 앉아있을 사람 어디 있을까. 훨훨 날아오를 수밖에 없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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