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수많은 사람의 손을 돌고 돌아 사실 돈처럼 비위생적인 것이 없다. 그래도 돈이 나달나달 낡아서 못 쓰게 되는 일은 그리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다른 원인들로 화폐가 못 쓰게 된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 창구를 통해 교환된 화폐의 손상 이유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화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화재가 발생해 돈이 불에 타서 바꾼 경우(37.7%)가 가장 많았다. 두번째는 돈이 장판 밑에 눌려서 못 쓰게 된 경우(21.9%). 현금을 장판 밑에 감춰두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말이 된다.
그 다음은 습기 등에 의한 부패(15.3%)인데 이 역시 일상적 상황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돈을 장기간 뒤뜰에 묻어두거나 헛간에 보관하다 보면 생기는 일이다.
“한국에서나 있을 일이다” 싶지만 미주 한인사회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현금 거래 자영업자들 중 집안에 현금을 숨겨두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 그런데 의외로 노인들 중에도 집안에 현금을 감춰둔 케이스들이 많다고 한다. 노인들을 자주 상담하는 남가주 봉사단체의 한 직원의 말.
“노인들 중에 갑자기 돈이 많아진 분들이 있어요. 한국 시골에 땅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이 대표적이지요. 예전에는 별로 재산가치가 없었는데 부동산 붐으로 땅값이 치솟으면서 갑자기 부자가 되신 것이지요”
평생 만져보지 못하던 거액을 손에 넣은 것까지는 좋았는 데 그때부터 생기는 것이 돈걱정이다. 은행에 예금을 하기도 하지만 “믿을 건 현금뿐이다”는 생각에 집안에 돈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면 외출을 해도, 여행을 가도 행여 도둑이 들까 항시 불안해진다.
하지만 밖의 도둑 보다 더 무서운 것은 호시탐탐 부모의 돈을 노리는 자녀들이다. 돈 없었을 때는 사이 좋았던 자녀들이 혹시라도 다른 형제에게 돈이 더 갈까 눈에 불을 켜고 서로를 경계하고, 심한 경우 부모를 괴롭히는 일들까지 생긴다. 돈에 눈이 멀면 형제도 없고 부모도 없어지는 데 최근 LA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LA의 램파트 경찰서에 신고된 내용에 의하면 한국 양평 소재 부동산을 둘러싼 남매간 갈등이 80대 노모 납치 시비로 비화했다. 여동생이 땅에 대한 재산 상속을 받기 위해 양로원의 어머니를 납치해 거짓 증언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오빠가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한국서 가져온 돈으로 몇년전 땅을 사뒀던 한 할머니도 요즘 입장이 매우 난처해졌다. 미국 사정을 몰라 딸에게 부탁했는데 알고 보니 딸이 자기 명의로 토지를 매입한 것이었다. 그간 땅값이 올라 자녀들에게 골고루 떼어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속사정을 알고 나면 형제들 간의 불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알맞으면 복이 되지만 너무 많으면 부모 형제를 잃게 만드는 것이 돈이다. 돈 때문에 평생 후회할 일들을 만들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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