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미주정착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가속도가 붙은 한인의 미주이민은 1970년대와 80년대가 끝날 때까지 연평균 3만 명 이상으로 활발히 진행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줄기 시작한 한인의 이민은 2000년대에 들어서 연평균 1만800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숫자는 공식적으로 이민비자를 받아 미국에 정착하는 사람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민비자로 정착하는 한인의 숫자가 많이 줄었지만 반대로 비 이민 비자로 입국하여 몇 년 또는 그 이상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장기체류 한인의 숫자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미국에 입국하는 전체 한인 중 이민비자로 입국하는 한인의 비율은 1985년에는 28%나 되었다. 그러나 2004년에는 그 비율이 1%로 줄었다.
지난 5년 사이에 매년 평균 72만 명의 한인이 비 이민비자로 미국에 도착했다. 이중에 학생, 교환인사, 임시취업, 지상사직원등 장기체류비자로 입국하는 한인과 동반가족의 숫자는 연평균 11만 명에 달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5년 동안 이와 같이 비 이민 장기체류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한인은 모두 54만에 달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이민비자를 받아 미국에 정착한 한인은 무두 9만 명이다. 즉 비 이민 장기체류비자 입국자의 수가 이민비자를 받아 정착한 한인들의 수보다 6배나 많은 것이다.
비 이민 장기체류 입국자들 중에는 4~5년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다시 오는 사람도 있고, 왔다 갔다 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은 미국에 두고 한국에 돌아간 후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다. 또 미국에 영구 정착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비 이민 장기 체류한인들은 미국에 살면서 한인교회, 한인단체, 한인업소에 중요한 참가자이며 고객이다. 이들은 한인사회와 한인경제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 이민 장기체류비자로 입국하는 한인의 수는 지난 5년 사이에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생비자 입국자 와 그 동반가족의 수는 2000 회계연도 에 53,348명이었으나 2004 회계연도에는 89,579명에 달했다. 이는 세계 여러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였다.
임시취업 입국자와 동반가족의 수도 2000년의 10,628명에서 2004년의 16,548명으로 증가했다. 교환요원입국자와 그 가족의 숫자는 2000년의 13,114명에서 2004년의 19,413명으로 늘었다. 지상사직원 입국자와 동반가족의 숫자도 2000년에는 7,037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7,842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같은 추세로 미루어 머지않아 미국에 거주하는 비 이민 장기체류자의 숫자가 영주권, 시민권소지 한인의 수자보다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 센서스는 미주한인인구를 단일혈통 108만, 혼혈을 합하여 123만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2000년 이후 미국에 새로 정착한 공식이민 9만 명, 비 이민 장기 체류한인 54만, 2000년 이전에 도착하여 계속 비자를 연장하며 있는 장기체류인, 체류기간 만료 후 영주권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한인들, 2000년 이후 자연증가 한인 추정치 약 10만 등을 모두 합하면 2005년 현재 미주한인 인구는 200만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
비 이민 장기 체류자는 미주한인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한국경제의 성장, 한국과학기술의 발전, 한국고급인력의 과밀현상, 세계화의 가속화 추세로 미루어 그 비중이 계속 커 질것으로 기대된다. 미주한인사회가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로 만 구성되어있다는 기존관념은 바뀌어 질 필요가 있다.
한인커뮤니티의 여러 단체, 업소, 기관, 교회가 한인 이민양상의 이와 같은 변화를 감안하여 장기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유의영
캘스테이트 LA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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