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 열고 “난 독일인”
기억상실행세 ‘영 농락’
4개월 전 영국 남동부 켄트 해안에서 흠뻑 젖은 정장차림으로 발견됐던 수수께끼의 인물 피아노 맨(사진)이 사기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아노 맨은 말과 기억을 모두 상실한 인물 행세를 해 영국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물에 젖은 채 해변을 배회하는 그를 발견한 경찰은 신원을 확인할 만한 물건을 전혀 소지 않은 이 인물을 병원에 인계했다.
피아노 맨은 병원에 도착한 뒤 종이와 연필을 주자 그랜드 피아노를 정밀하게 그려냈고 능숙한 피아노 연주 솜씨를 선보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1m80㎝가 넘는 훤칠한 키에 우수에 가득 찬 표정을 한 이 미남의 모습은 영국민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자폐환자 또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 그를 돕겠다는 독지가가 쇄도했다.
그런데 그가 19일 입원 4개월만에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담당 간호사에게 청산유수와 같은 말솜씨로 “나는 독일인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다 직장을 잃었으며 유로스타 기차를 타고 영국에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자살을 시도하던 중 경찰에 의해 발견됐으며 병원에 도착했을 때 피아노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라 피아노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프로급으로 알려진 피아노 솜씨도 건반 하나를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사들과 영국민들을 농락한 피아노 맨은 20일 비행기편으로 아버지와 두 여동생이 있는 독일로 돌아갔다. 그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시늉을 한 이유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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