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콜라겐..’ 김선아 노처녀 캐릭터 활용…’미닛메이드’ 드라마 키스신 맞춰 방송
인기 드라마의 주역들이 광고계에 진출하는 것은 수순이다. 지난 21일 시청률 50%대를 돌파하며 막을 내린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멤버들도 이 예정된 흐름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속속 광고계로 자리를 옮겨 ‘김삼순, 그 후의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김선아 주연의 롯데칠성 ‘콜라겐 5000’CF와 다니엘 헤니-려원 커플의 ‘미닛메이드’ CF다. 공교롭게도 드라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출연진이 음료 제품군 CF에서 등을 돌려 드라마 후광 효과를 놓고 맞붙고 있다.
두 광고는 ‘김삼순 신드롬’에 발을 걸치겠다는 노림수가 명확한 CF들이다. 그런데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청자를 공략하는 기존 광고들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콜라겐 5000 광고는 ‘김삼순’ 김선아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했다. 즉각적으로 화통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노처녀 역을 김선아에게 맡긴 것이다.
어느 쇼핑몰에서 김선아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축구공이 휙 날라든다. 김선아는 순발력을 발휘해 공을 잡는 데 성공하지만 꼬마의 비수같은 한마디를 듣고 만다. ‘아줌마, 공 좀 주세요.’ 김선아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아줌마를 찾는다. 그러나 그 호칭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일 리 없다.
김선아는 ‘살다 보니까 참 내, 아줌마래’라며 투덜거린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또다른 점원마저 나타나 ‘아줌마, 왜 그러세요?’라며 결정타를 날린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김선아는 벌떡 일어나 점원에게 항의하기 시작한다.
영원한 젊음에 대한 열망을 가진 중장년층 여성을 겨냥한 기능성음료인 ‘콜라겐 5000’ CF는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로 부상한 김선아를 초대해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엮어냈다. 김선아의 털털하고 코믹한 말투를 곁들여 재미를 확보하면서 여성의 공감대를 사정없이 자극한 드라마의 전략도 재치있게 재활용했다.
타 장르의 인기 스타를 단순히 모델로 빌려오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줌마 호칭 에피소드’를 통해 드라마의 성공 비결도 영리하게 낚아챈 점이 돋보인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살인적인 촬영 일정을 뚫고 이 CF를 촬영한 김선아는 ‘밥 먹고 합시다’ 같은 말을 툭툭 던져 촬영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대목에서는 진짜 분노한 듯한 실감나는 열연을 펼쳐 남자스태프들의 기를 죽였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과즙음료 브랜드인 미닛메絹?광고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배출한 신선한 두 얼굴인 다니엘 헤니와 려원을 발빠르게 선점했다. 제작도 신속히 끝내 드라마의 마지막회 방송시간대에 첫 방송을 내보냈다.
이 광고는 오렌지와 자몽의 맛이 혼합됐다는 제품의 특징을 각 과일을 대표하는 선남선녀의 프렌치 키스로 표현했다. 촬영 당시 다니엘 헤니와 려원은 실제로 입을 맞췄다. 그러나 적나라한 키스 장면은 지상파 광고에서는 심의불가 대상이다. 완성된 CF에서는 제품이 이들의 입맞춤 장면을 살포시 가리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흥행요소가 높은 스킨십을 제품의 특징과 연결한 발상이 두드러진다. 광고 내용을 감미롭고 유혹적으로 소화한 다니엘 헤니와 려원의 연기에도 엄지손가락을 들이대고 싶다.
뭐니뭐니해도 두 사람의 키스신을 보여준 드라마의 마지막회에 맞물려 TV를 습격해 드라마의 후일담 같은 로맨틱 스토리를 소개한 것은 절묘한 ‘이어달리기’였다.
김삼순 후폭풍을 노린 이들 광고는 속보이는 전략 뒤에 ‘머리를 쓴’ 장치를 추가해 드라마에 대한 행복한 잔상을 영리하게 파고들고 있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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