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운전을 하다보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실수하게 된다. 특히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려 갈 때가 많이 있다. 빨리 가도 빨리 가는 것이 아니고, 늦게 가도 늦게 가는 것이 아닌데도 매일 급한 마음을 제동할 수 없다. 간혹가다 노랑불이 깜빡거릴 때 그냥 달리다 보면 며칠 후 편지 한 장이 날라와 벌금을 내라고 할 때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그때 그렇게 급했던 순간은 지금 다 잊어버릴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는데 지금 내가 처리해야 하는 것은 그 때 한 순간의 성급함 때문에 생긴 벌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자기를 아는 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수학보다도 더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드물다. 살아가는 것은 계속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이다. 단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됨의 도리와 세상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것이다. 학교에서 여름방학이 있는 것처럼 인생의 학교도 때로는 방학이 있어야 한다. 그 방학은 휴가를 떠나라고 하는 것만은 아니다. 자기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 시간은 하루 중에 단 몇 분이라도 묵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 있다.
성경에 보면 한 부자 청년이 있었다. 이 부자 청년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청년은 현재 사는 시간보다 죽음 이후의 시간까지 생각할 정도로 자기 발견과 성찰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 청년은 자기의 인생 고민을 해결해 줄 스승을 찾아갔다. 그 분은 예수님이셨다. 예수님은 그 청년에게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삶의 부담감과 압박감, 그리고 자기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지적을 하셨다. 그리고 과감하게 예수님은 청년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어라”
어느 누가 들어도 참 어리석은 말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수고했고, 그 동안 애써서 모은 재산을 왜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야 하는지 알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호주머니에 있는 몇 푼의 돈을 거지에게 주듯이 적선하는 정도가 아니고 전 재산을 팔라고 하니 말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청년은 예수님의 말만 듣고, 이해하지 못한 채 등을 돌리고 자기 길로 가고 말았다. 어느 누구라도 그 청년과도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은 먹고살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아주 쉽게 “나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나누게 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때로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게 된다. 질주하다보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왜 달려야 하는지 이유까지 잊어버릴 때가 있다. 자기도, 주위의 사람도, 그리고 세상도, 하늘도 잊을 때가 있다. 이런 자기 혼동에 빠질 때 어떤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게 되고, 때로는 술에 취해보거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그러므로 내가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같이 아니하여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기가 도리어 버림이 될까 두려워 함이로라”(고린도 전서9:26-27)
살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지식의 전부는 아니며, 내가 살고 있는 생활 방식이나 인생관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지금 가는 길에서 스스로 빨간 신호등을 켜고 멈추어 서 볼 필요가 있다. 독일의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당시의 신앙 세계를 성찰하여 인간의 구원은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 된다는 것을 발견했듯이 한번 자기의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멈추어 서는 것(Stop)은 늦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가고자(go) 하는 휴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도대체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세상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발견해야 한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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