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생명을 유지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적어도 성년이 되어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계획을 세우면서 최소한 정신적 및 경제적 자립심을 가지고 생활할 때 우리는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탄탄대로를 쉽게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장애물을 뛰어 넘고 꾸준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애물을 어떻게 넘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란 지성과 감성의 혼합적인 요소(산물)이다. 지성을 이루고 있는 합리성과 감성을 이루고 있는 비합리성이 적당하게 배합되어 융통성을 가져야만 부드러운 삶을 살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파티용품을 파는 전문점에 들러 가족의 생일카드 한 장을 사기 위해 계산대 앞에 줄을 섰다. 내가 선 계산대 맨 앞에 50대 백인 아주머니가 상당히 많은 물건을 골라서 계산대 위에 올려놓고 계산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산이 끝났다. $ 89.47 가 나왔다. 합계를 본 아주머니는 이것저것을 보이면서 이것은 20%, 또 이것은 30% 세일인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금액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계산서를 들어다 본다. 계산대의 아가씨는 어이가 없다는 듯 약간 상기된 얼굴을 보이면서 물건을 하나 하나 빽에서 끄집어내면서 다시 계산을 한다. 역시 합계는 $ 89.47 이었다.
아주머니는 크레딧 카드를 주면서 계산을 하고 뒤로 돌아 가더니만 카펫 바닥에다 물건을 끄집어내면서 계산을 다시 한다. 한참을 대조하더니만 갑자기 창을 통하여 밖을 내다본다. 그리고 뛰쳐나간다. 잠시 후 숨을 들이마시면서 계산대의 아가씨에게 묻는다. “내 벤츠 차를 누가 토잉 해갔다. 토잉회사 전화번호를 좀 달라” 전화번호를 건네 받고 전화를 하더니만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을 연거푸 토해낸다. 그리고는 긴 한숨을 쉬면서 토잉 비용이 120 달러라고 한다. 불과 몇 불을 챙기려다가 전체 물건값 보다 더 많은 돈을 잃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되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주의의 사람들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소리 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웃는다.
그들은 무엇을 느꼈기에 웃을까. 나는 이 순간을 보면서 또 한번 삶의 지혜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 살아간다는 것은 항상 이익을 보면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다.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겠지만 때로는 손해도 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또한 인간의 삶이다. 삶은 오늘 손해를 보면 언제인가는 손해를 되돌려주고 반대로 오늘 이익을 보면 언제인가는 손해를 보게 하는 것이리라. 산다는 것은 수학이 아니라 예술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현명함과 바보스러움, 이 두 가지는 상호 보완적이며 또한 상호의존적인 요소인 것 같다. “아무도 자기를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미련한 자가 되어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니 기록된 바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궤휼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 하였고”(고리도전서 3장 18-19)
우리 인간들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삶을 위한 참다운 지혜는 무엇일까 다시 생각하여 보면서 바보는 영원한 바보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가슴에 묻어 본다.
도진호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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