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서민들의 발 LA 지하철
서민들의 삶의 체취가 그대로 배어 있는 지하철. 수 십 개 쇠 바퀴의 굉음이 잦아들면서 열차가 플랫폼에 미끄러지듯 멈춰 선다. 세찬 바람소리와 함께 출입문이 열리고, 한 무리의 승객들을 토해낸 열차는 다시 굉음을 울리며 터널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열차가 쏟아낸 각양각색의 사람들도 저마다 갈 길이 바쁘다는 듯, 다투어 역을 빠져나가 지상의 햇살 속으로 녹아든다. 지금은 8호선까지 완공되어 하루 평균 400만명의 시민들을 실어 나르며 거대한 수도권의 땅 밑을 요새로 둔갑시킨 서울의 지하철에 비하면, LA 메트로 라인은 아무래도 초라하게 느껴진다. 눈부시고 화려한 정거장과 디지털 플라즈마 광고판이 승객들의 눈을 자극하는 한국의 고급 지하열차를 이곳 LA에서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LA메트로는 유니언 역을 중심으로 패사디나, 노스 할리웃, 롱비치, 그리고 한인타운의 서쪽 축인 웨스턴을 연결해주는, 없어서는 안될 서민들의 발이다. 오늘도 차량으로 붐비는 윌셔 길 밑에는 서민들의 소박한 꿈을 담은 철마가 어둠을 뚫고 힘차게 달리고 있다.
풍선껌 여유
할리웃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한 여성 승객이 풍선껌을 불어가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고단한 하품
늦은 시간, 하루의 일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한 여성이 피곤한 듯 하품을 하고 있다.
쿠오바디스?
요금은 싸고 갈 곳은 많다. 1달러25센트짜리 티켓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상세히 안내하는 대형 지도 옆에서 목적지를 정한 한 남자가 표를 사고 있다.
광고 대신 안내
지나가는 행인들 사이로 환하게 켜진 메트로 노선 안내도가 자극적인 광고전광판 대신 플랫폼의 벽면을 밝히고 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메트로의 중심인 유니언 역에서 줄지어 승차를 기다리는 사람과 하차하는 사람들이 엇갈리고 있다.
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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