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좋다 무턱대고 이사…정원 찼다 퇴짜맞기 일쑤
낭패 보는 한인 많아
이사 전에 학교정원 체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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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남가주 글렌데일에서 이스트베이 월넛크릭으로 이사온 30대 후반 회사원 M씨는 마음 급한 이사 때문에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초등학교 4학년생 딸과 2학년생 아들을 기왕이면 좋은 학교에 다니게 할 요량으로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 아파트와 학교를 알아본 뒤 구두계약까지 마쳤으나 막상 본계약을 맺기 직전에야 ‘점찍어둔’ 학교(월넛크릭 잔미어초등학교·API 평균 900점 육박)에 빈자리가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M씨 부부는 대기자 명단에 올려줄 수 있으나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언제 될지 확답을 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아파트 구두계약을 취소하고 여석있는 학교를 찾아 여기저기 헤맨 끝에 겨우 플레젠트힐초등학교로 옮기고 인근 아파트를 잡을 수 있었다.
M씨 가족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살던 K씨 부부는 자녀들을 API 평균 950점에 육박하는 산라몬의 특급명문 코요테초등학교로 전학시키려고 지난 연말 겨울방학을 이용해 단독주택을 팔고 학교옆 콘도로 이사했으나 정작 이사뒤 학교측으로부터 정원이 꽉 차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K씨의 아들 형제는 엎어지면 코닿을 코요테초등학교를 놔두고 2마일가량 떨어지고 API 점수도 수십점 이상 떨어지는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다.
별수없이 자녀 이름을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돌아서는 K씨 부부를 더욱 낙담하게 만든 것은 대기자들이 이미 100명이 넘고 우리학교 학생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지 않기 때문에 몇년안에 된다 안된다 말해줄 수 없다는 행정직원의 말이었다.
M씨와 K씨처럼 ‘자녀교육형 이사’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자녀를 명군학군·명문학교에 보내려는 욕심이 앞선 나머지 해당학교(학년에 따라 다름)의 결원여부를 학인하지 않고 무턱대고 이사부터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라몬밸리통학교육구 등 세칭 명문학군에는 ‘선 이사 후 전학’ 태도로 인해 명문학교 옆에 살면서 자녀들을 명문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한인 가구들이 수십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다가오는 여름방학을 이용한 이사철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게다가 명문학군 교육당국은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해 초등학교의 경우 학급당 20명 안팎(부득이한 경우라도 21명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정원엄수를 지시하는 한편 수시감사를 통해 주소지만 옮겨놓은 무자격 학생들을 찾아내 강제전출시키는 등 정원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콩코드에 살면서 길 하나 건너편 플레젠트힐의 한 명문학교에 다니던 한인 초등생 자매(5학년과 2학년)는 유자격학생 정원이 찼다는 이유로 최근 언니를 강제전출, 자매가 다른 학교에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산라몬·프리몬트·더블린 등 명문학군 부동산전문가인 김태성씨는 최근 더블린으로 이사온 어느분도 정원을 체크하지 않고 왔다가 (자녀들이) 집앞 명문학교를 놔두고 멀리 다니고 있다며 교육형 이사를 할 경우에는 이사를 하기 전에 반드시 가고자 하는 학교에 가서 빈자리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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