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강성 인사들이 요직에 속속 진출하고 있고 그가 다시는 선거에 신경쓸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의회마저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는 점 등을 들어 ‘부시 행정부 2기’의 대외정책이 어느때보다 강경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지만 이는 잘못된 분석이라고 전문가가 지적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에드워드 러트워크 방문연구원은 28일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 연임에 성공한 역대 대통령의 역사적 사례와 부시 대통령이 처해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가 온건한 대외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그는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에서 소신껏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옛소련에 대해 강공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됐던 집권 2기의 로널드 레이건, 국제현안에 관해 더욱 소극적인 개입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던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이 실제로는 정반대의 접근법을 채택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러트워크 연구원은 재선된 대통령은 새 임기에는 정책방향을 전환함으로써 가장 열성적인 지지자들을 실망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일반의 예상을 벗어난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를 풀이했다. `좌’에서 출발한 대통령은 집권 2기에는 `우’로, `우’에서 출발한 대통령은 반대로 `좌’로 방향을 바꾼다는 것.
이와 같은 방향전환의 이유로는 더욱 광범위한 사랑을 받고자 하는 욕망 또는 미래의 역사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들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모든 동적인 시스템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 즉 불균형 뒤에 균형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러트워크 연구원은 주장했다.
러트워크 연구원은 물론 아돌프 히틀러나 마오쩌둥과 같은 독재자는 이런 균형상태로의 회귀를 피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법과 입법의 제약을 받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중도로의 회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부시 대통령이 군비 지출을 늘리고 싶더라도 집권 1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를 감안할 때 이는 아무리 우호적인 의회에서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이라크 저항세력 척결을 위해 군사행동을 확대하고자 할지 몰라도 현재의 병력사정을 감안할 때 그가 취할 수 있는 선택방안은 오히려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 병력의 규모를 줄이는 것 뿐이라고 러트워크 연구원은 밝혔다.
이란 문제에 관해서도 부시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의 강공정책 덕분에 실제로 이란을 공격하지 않고서도 양보를 얻어낼 수 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균형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러트워크 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물론 백악관이 전쟁을 배제하는 평화주의자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없다면서 적대국이 이러한 `균형회귀’의 원칙을 악용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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