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한인회장 직함을 내세워 본국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2004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신청한 인사들이 유독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전국 지회중 캘리포니아주를 관장하는 서남부협의회(회장 이정순) 소속 회원들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가짜직함의 원인제공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초 이번 파문은 현직 한인회장만을 초청하려는 동포재단의 방침과는 달리 미주총연이 무리하게 참가자를 밀어붙이려는 과정에서 재단 또는 총연이 가짜 회장 직함을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동포재단은 총연에 참석자 선정을 위임했고, 총연측에서도 이를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청와대까지 방문한 미국측 인사들의 직함을 재단이 ‘조작’했다는 의혹은 벗겨진 상태이다. 그후 총연측이 본국의 할당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참가시키기 위해 서남부협의회 소속 회원들의 직함을 유령지역 한인회장으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은 총연측의 공식부정과 동시에 당초 신청서를 접수시킨 서남부협의회로 이전되고 있다.
재단이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는 정황은 총연에서 참가를 신청한 대로 재단의 참가자명단이 작성된 것에서 드러나고 있다. 재단의 참가자 신청명단과 사진에는 오재봉 마린카운티 한인회장, 조태성 서니베일 한인회장, 김복기 살리나스 한인회장, 노명수 오클랜드 한인회장, 장동학 산호세한인회장 등 5명이나, 실제 참석한 사람은 오재봉 전 상항지역 한인회장뿐인 것에서 입증됐다.
즉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4명의 인사들도 총연을 통해 참가신청한 대로 재단이 대회 이전에 작성한 인쇄물에 기재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 내가 가고싶어 간 것도 아니고 총연에서 요청해 갔다고 주장한 오재봉 전회장의 경우 서남부협의회의 이정순 회장과 총연의 황옥성 사무처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 회장은 서남부협의회를 통한 신청이 이미 끝나자 오 전회장은 총연에 직접 참가신청했다고 말했다. 황 처장도 재단의 할당보다 신청자가 많아 힘들었는데 총연이 굳이 오재봉씨의 (참가를) 떠밀었겠는가? 반문하며 자기들이 신청서를 쓰고 사인했는데 이제와서 총연측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이번 의혹의 투명한 해결을 위해서는 북가주지역 인사들의 참가신청서를 총연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들이 참가신청서에 직함을 조작했는지, 아니면 총연이 무리수를 두었는지는 참가신청서 원본의 공개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파문의 당사자인 오재봉씨와 장동학씨는 모 언론을 통해 본보가 왜곡된 사실로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총연과 재단에 책임을 미루고 있을 뿐 자신들의 ‘회장직함 오용’ 의혹 해결을 위한 증거제시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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