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너드 루빈스타인/ 워싱턴 포스트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더 이상 고문과 강간이 자행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후세인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될 것이란 얘기였다. 그러나 지금 그런 일이 계속 자행되고 있다. 부시는 이라크 포로에 대한 이번 만행이 일부 군인들에 의한 행위라고 폄훼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상급자들이 가학적인 범죄행위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승인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지난 1년간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미군들이 이라크 포로들에게 고문과 부당한 대우를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당국은 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도 않았는데 이라크 과학자들이 아직 감방에 갇혀 있다.
명분도 없이 밀어붙인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교도소 조사요원들은 포로들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려고 온갖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렸음직하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다. 아직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번 일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리처드 마이어 합참의장도 문제의 사진들을 전파로 내보낸 방송국의 보도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할 정도로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다. 이 스캔들은 전세계의 관심사가 됐다. 어떻게 고위 공직자들이 이번 일에 이처럼 안이하게 대처하는지 알 수 없다
후세인이 알카에다와 연계되지 않고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자 미국은 이라크의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구실로 들었다. 그런데 미군들이 이라크 포로들에 대해 가혹한 행위를 저질렀다. 미국에 오명을 씌운 것이다. 이번 일을 폭로한 군인과 이 보고를 받고 공개한 그의 상사의 행동은 영웅적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경우에 우리도 악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로버트 쉬어/LA타임스
미군 병사가 벌거벗은 이라크 포로를 보고 웃고 있는 사진은 역겹다.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관타나모에서 미군이 포로를 고문했다는 증거가 이미 나왔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사진이 찍혔다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포로들에 대한 제3자의 감시를 거부해왔음에 비춰 보면 놀랄 일은 아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범법자 몇 명 처벌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근본 문제는 이들 포로 수감의 목적이 항상 학대의 소지가 있는 심문이라는데 있다.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3자의 감시와 범법자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프간과 이라크 수감자들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며 어디에 갇혀 있는지도 어떤 규칙이 적용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2년부터 포로 학대 이야기가 나왔고 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행정부의 태도는 묵묵부답이다. 1년 전 학대 문제가 제기되자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으며 학대 행위를 한 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 단체들은 지난 2년 간 포로 심문 가이드라인과 수감자들의 의료 기록 등을 요구했으나 미 당국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알 카에다 관련 구금자들은 포로에 관한 제네바 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아프간의 미국 하수인들이 포로들을 끔찍한 상태에서 학대하고 있는 것을 못 본 척 하고 있다. 대통령과 CIA 국장, 국방장관은 포로를 심문할 때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으며 이를 어길 때는 엄벌에 처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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