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 <한미자유민주연맹 총재>
북한자유의 날로 정해진 4월28일에는 한인들, 미국인들, 일본인들, 유럽인들이 국회 앞에서 대대적인 법안 통과 지지 행사가 벌어진다. 북한자유법안은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회 상하원에 상정되어 계류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 시행돼야 한반도에 통일과 평화가 온다고 본다. 여기에 워싱턴에 사는 동포들은 가능한대로 수 천명이 참석해서 그 저력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참석하겠다고 연락 온 수 천명 중에 한국인은 불과 100명도 못된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와 관련 미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수석 전문위원 데니스 헬핀 씨가 지난달 27일 시카고 게이트웨이 쉐라턴 호텔에서 시카고 한인노인복지센터 간부 위원들과 참석한 군중들에게 헨리 하이드 위원장을 대신해 한 연설을 간추려 소개한다.
<미국 내 수많은 다민족 사회에서는 각기 그들이 두고 온 모국의 안녕을 위해 미국사회의 전체 여론을 환기시켰던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 1950년대 시카고와 다른 미국 내 여러 도시들에서 연례행사의 하나로 지속되어 왔던 구 소련의 발틱 연안국가인 리투아니아, 라투비아, 에스토니아계 미국인들의 ‘인질과 포로국가 국민들의 날’, 1970년대와 80년대에 계속되었던 유태계 미국인들의 소련 내 유태인 구출 및 자유화운동, 1979년에 있었던 대만과 미국간의 수교관계 위상변경에 저항한 대만계 미국인들의 움직임, 1980년대에 걸쳐 레흐 바웬사와 그들의 모국을 위한 폴랜드계 미국인들의 일치 단결된 지지운동, 그리고 1990년대를 통해 케네디 가문을 포함한 수많은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이 적극 동참하여 장기간 계속하여온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한 북 아일랜드 평화협정 지지운동 등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소수인종 사회에서 이 모든 위대한 공헌들 중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가장 유명했던 역사적 이정표는 1963년 8월23일 워싱턴 DC에서 거행되었던 ‘워싱턴 행진’을 들 수 있다. 링컨 기념관 앞에 우뚝 서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며 울부짖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명 연설은 미국 내 모든 유색인종을 향한 인종차별에 대한 역사적 종언을 고하였고, 아시아계 미국인도 역시 혜택을 받은 그 중의 하나다. 킹 목사의 감동적인 연설과 함께 TV를 통해 전세계에 널리 전해진 그 행사에 참가했던 대부분 흑인인 25만 군중의 모습은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게 했다.
그러나 한번 다르게 생각해 보자. 아무리 킹 목사의 연설이 감동적이었다 하더라도, 만약 일반 흑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그 광장에 오직 극소수의 흑인들만 참여한 것이 비추어 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랬다면 분명 우리 모두가 향유하고 있는 인종차별이 법적으로 철폐된 지금의 인권과 평등의 보장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2004년 4월 28일은 미국 속의 한인사회가 미합중국의 자랑스러운 소수민족의 정치사에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의원들은 이 법안에 반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들에겐 찬성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북한의 인권과 자유를 위하여 힘쓰는 미국 사회의 수많은 백인들이 그날의 행사에 참여할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이 일은 한국인들의 생명과 복리증진에 관련된 일이기에 행사에 참여한 워싱턴 한국인들의 모습이 백인들의 모습보다 군중 속에서 더욱 많이 두드러져야 할 것이다. 한국사람이 제일 많이 참석해야 되지 않겠는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