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연에 역전...이태현.김영현 탈락 이변 연출
’한미동맹 50주년 기념 2003뉴욕장사씨름대회’에서 염원준(LG 투자증권)이 우승, 10여년만에 개최된 제3대 뉴욕장사에 올랐다.
한국씨름연맹(회장 이호웅)과 KBS 공동주최, 재미씨름협회(회장 김병현)와 한미민주연합회(회장 배시영) 공동주관, 뉴욕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1일 퀸즈칼리지 체육관에서 열린 뉴욕장사씨름대회 결승서 염원준은 ‘호적수’ 황규연(신창건설)과 마지막 판까지 사투를 벌인 끝에 2승2무1패로 역전승,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이로써 염원준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기념해 열린 91년 임종구, 92년 김정필에 이어 11년만에 제3대 뉴욕장사에 올랐다.
첫 판은 밀고 들어오는 염원준을 끌어치기로 모래판에 누인 황규연의 승리. 하지만 염원준의 반격이 시작됐다. 두번째 판에서 차돌리기 등 잇따른 공격을 퍼부었으나 기술이 먹히지 않았고 세번째 판에서도 황규연과 막상막하의 힘겨루기 끝에 각각 2분의 시간을 모두 소비해 무승부가 됐다. 네번째 판.
이미 한 판을 지고 두차례 무승부를 기록해 5판 다승제로 열린 결승서 한판만 더 지면 장사 타이틀을 내줘야 하는 막다른 고비였다. 이미 예선부터 격전을 치러온데다 결승서 숙적과 혈전을 벌였던 터라 체력은 고갈된 상황. 무모하리만치 집요한 공격이 퍼부어졌고 결국 황규연은 밀어치기에 무너졌다. 이어 마지막 다섯번째 판에서도 종료 22초를 남기고 염원준은 황규연을 모래판 가장자리까지 몰아쳐 끌어치기로 사투를 마무리했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 부은’ 승부에 힘이 고갈된 염원준은 장사 타이틀을 차지하고도 3분간 모래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올해 5개 정규대회 가운데 6월 장성대회에서 한차례 장사 타이틀을 따낸 염원준은 오는 12월 1억원의 상금이 걸린 인천 천하장사씨름대회에서 첫 정상 등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염원준은 그 동안 지역장사 1회, 백두장사 3회에 올랐다.
한편 이번 뉴욕대회는 이변과 파란의 연속이었다. 지난 20일 순천 장사 타이틀을 따내는 등 이번 대회 전까지 올시즌 25승10패로 승률(71.4%)은 물론 통산 상금(5억4,981만원)과 역대 최다승(444승) 1위를 달리던 이태현(현대중공업)은 8강에서 팀동료 하상록에게 0-2로 완패했고 217cm의 ‘원조 골리앗’ 김영현(신창건설)은 4강전에서 역시 팀동료 황규연에 0-2로
무너졌다. 또한 218cm로 최장신에다 ‘테크노 골리앗’이라 불리는 최홍만(LG 투자증권)도 8강에서 황규연에게 1-2로 져 탈락했다.
염원준은 16강전서 금강급의 장정일(현대중공업)을 2-0, 8강전에서 한라급의 남동우(LG 투자증권)를 2-1로 눌렀고 4강전서는 하상록(현대중공업)과 접전 끝에 2-1로 신승했다. 김영현은 단판으로 치러진 2~3품 순위 결정전서 하상록을 누르고 2품에 올랐다.
또한 번외경기에서는 한국 씨름선수 5명이 평균 100파운드 이상 무게가 더 나가는 미 프로레슬러를 모두 눌러 5-0의 완승을 거뒀다. 이밖에 최성수, 최진희, 이태원 등의 인기가수가 대회 도중 공연을 펼쳐 열기를 더했으며 3,500여명의 관중들은 자정이 가까울 때까지 진행된 대회를 끝까지 지켜보며 함성과 박수를 보내는 등 올해 미주지역서 열린 한인 최고의 스
포츠 이벤트를 만끽했다.
이날 뉴욕장사씨름대회에 앞서 대회를 공동 주관한 한미민주연합회는 북부 퀸즈지역 10개 경찰서에서 뽑힌 우수 경찰관에 대한 시상식과 ‘2003 플래그데이(Flag Day)’ 행사가 진행됐다. 또한 행사 수익금의 일부는 내년 6월 키세나팍에 건립되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건립에 보탤 예정이어서 대회의 의의를 더했다.
<장래준 기자>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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